♠세상사는 이야기(코람데오)♠

양노원 할머니의 유품에서 남겨진 시

비타민님 2014. 9. 19. 21:05



아일랜드의 정신의학 잡지에 실린

어느 할머니의 시를 소개 할까 합니다.

 

스코틀랜드 던디 근처 어느 양로원 병동에서

홀로 외롭게 살다가 세상을 떠난

어느 할머니의 소지품

유품으로 하나 남겨진

시는 양로원 간호원들에 의해 발견되어 읽혀 지면서

간호원들과 세계 노인들을 울린 감동적인 입니다.

 

시의 주인공인 "괴팍한 할망구" 바로

멀지 않은 미래의 우리 자신의 모습이 아닐런지요?

 

...괴팍한 할망구

 

당신들 눈에는 누가 보이나요,

간호원 아가씨들.

제가 어떤 모습으로보이는지를 묻고 있답니다.

당신들은 저를 보면서

 

대체 무슨 생각을 하나요.

저는그다지 현명하지 않고

성질머리는 괴팍하고......

눈초리마저도 흐리멍청한할망구일 테지요.

먹을 칠칠 맞게음식을 흘리기나 하고

당신들이 큰소리로 나에게"한번 노력이라도 해봐욧!!"

소리질러도 아무런 대꾸도 못하는 노인네.

당신들의 보살핌에감사할 줄도 모르는 같고

양말 짝과 신발 짝을 잃어버리기만 하는

답답한 노인네.

목욕을 하라면 하고 밥을 먹으라면 먹고...

먹든 싫든 당신들이 시키는 대로

할일없이 나날만 보내는 무능한 노인네.

 

그게 바로 당신들이 생각하는 ""인가요.

그게 당신들 눈에 비쳐지는""인가요.

그렇다면눈을 보세요.

그리고 제발 나를 한번만제대로 바라봐 주세요.

이렇게 여기가만히 앉아서

분부대로 고분고분음식을 씹어 넘기는 제가

과연 누구인가를 말해 줄게요.

 

저는열살짜리어린소녀였답니다.

사랑스런엄마와아빠,

그리고오빠, 언니. 동생들도있었지요.

 

저는방년열여섯의처녀였답니다.

두팔에날개를달고 이제나저제나

사랑하는 이를 만나기 위해

밤마다꿈속을날아다녔던.

저는스무살의꽃다운신부였네요.

영원한사랑을맹세하면서

콩닥콩닥 가슴이 뛰고있던 아름다운 신부였답니다.

   

그러던제가어느새

스물다섯이되었을땐

아이를 품에 안고 포근한 안식처가 되고

보살핌을 주는 엄마가 되어 있었답니다.

 

어느새서른이 되었을 때 보니 

아이들은 훌쩍 커버렸고

제품에만 안겨있지 않았답니다.

 

마흔살이되니 아이들이 다자라 집을 떠났어요.

하지만 남편이 곁에 있었기에

아이들의 그리움으로 눈물로 지새우지만은 않았답니다.

 

살이 되자

다시금 제무릎위에 아가들이 앉아있었네요

사랑스런 손주들과 나,

난 행복한 할머니였습니다.

 

암울한날이다가오고있었어요.

남편이죽었거든요.

 

홀로 살아갈 미래가 두려움에 저를 떨게하고 있었네요.

제아이들은

자신들의아이들을 키우느라 정신들이없답니다.

 

난 젊은시절 내자식들에게 퍼부었던

그사랑을 또렷이 기억하지요.

어느새 노파가 되어버렸네요.

세월은 참으로 잔인하네요.

노인을 바보로 만드니까요.

  

몸은쇠약해져가고 우아했던기품과 정열은

저를떠나버렸어요.

한때 힘차게 박동하던 내 심장자리에

 

이젠 돌덩이가자리잡았네요.

하지만 아세요?

 

제 늙어버린 몸뚱이안에

아직도 16세처녀가살고있음을요.

그리고 이따금은

쪼그라든 제 심장이콩콩대기도 한다는 것을요.

 

젊은 날들의 기쁨을기억해요.

젊은 날들의 아픔도 기억하고요.

그리고 이젠 사랑도 삶도 다시 즐겨보고 싶어요.

지난 세월을 되돌아보니 너무나 짧았고

너무나도 빨리 가버렸네요.

 

내가 꿈꾸며 맹세했던 영원한 것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무서운 진리를

이젠 받아들여야 할 때가온 것 같아요.

 

모두들 눈을 크게 떠 보세요.

그리고 날 바라보아 주세요.

제가 괴팍한 할망구라?

제발,

제대로 한번만 바라보아 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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