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학지욕(谿壑之慾)
산과 산 사이의 움푹 패어들어간 곳을 골짜기라고 하지요.
줄여서 골이라고도 하는데요.
감정의 골이 깊어진다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깊고 험한 골짜기는 사람 마음의 어두운 면을 비유하곤 합니다.
산이 있으면 반드시 골짜기가 있는 것처럼
사람의 마음에도 밝은 면이 있으면
반드시 어두운 면이 있기 마련입니다.
사랑이 산이라면 미움은 골짜기이고,
믿음이 산이라면 의심은 골짜기이고,
희망이 산이라면 절망은 골짜기입니다.
성경에도 예수님이 오심으로써
모든 골짜기가 메워진다는 말씀이 실려 있는데,
이 골짜기 역시 사람 마음의 어두운 면을 비유합니다.
마음의 골짜기 가운데서도 가장 깊고 어두운 골짜기는
아마 욕심의 골짜기일 것입니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기 때문입니다.
다른 모든 골짜기는 메울 수 있어도
욕심의 골짜기는 결코 메울 수 없습니다.
《국어(國語)》라는 중국 고전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골짜기는 메울 수 있을지언정 사람의 욕심은 메울 수 없다.”
여기서 나온 고사성어가 계학지욕(谿壑之慾)입니다.
시내 계, 골짜기 학, 어조사 지, 욕심 욕,
시내가 흐르는 깊은 골짜기와 같은 욕심이라는 말입니다.
계학지욕은 채워도 채워도 끝이 보이지 않는
인간의 욕심을 비유하는 말입니다.
국정감사가 한창입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공공기관의 방만경영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습니다.
군대의 방탄복이 북괴의 총알에 뚫리는 유명 무실한 장비?
재직 중에는 온갖 불법과 편법으로 사욕을 채우고,
그것도 모자라 퇴직 후에는 유관기관에 재취업하여
이권을 챙기는 이른바 관피아의 행태를 보면,
골짜기는 메울 수 있을지언정
사람의 욕심은 결코 메울 수 없다는 말이 떠오릅니다.
이혈세혈(以血洗血)
중국 당(唐)나라 덕종(德宗) 때,
당나라와 북방 유목민족인 돌궐(突厥)과의 관계가 악화되자
덕종은 당나라에 남아 있는 돌궐 사람들을
모두 자기 나라로 돌아가게 하였습니다.
당시 돌궐 임금 무의가한(武義可汗)의 숙부였던
돌동(突董)이라는 사람도 짐을 싸서 돌아가게 되었는데,
그가 가진 막대한 재물을 탐낸 당나라 장수가
국경에서 돌동을 살해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이로 인해 돌궐과의 관계가 더욱 악화될 것을 우려한 덕종은
원휴(源休)라는 사람을 사신으로 삼아
돌동의 시신이나마 돌려보내기로 하였습니다.
원휴가 돌동의 시신을 가지고 돌궐의 임금을 찾아가자,
돌궐의 신하들은 사신으로 온 원휴를 죽여서
당나라에 복수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하지만 돌궐의 임금은 신하들을 만류하며 원휴에게 말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모두 너를 죽이고 싶어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너희 나라에서 이미 돌동을 죽였는데 내가 또 너를 죽인다면
피로 피를 씻는 것과 같아 더욱 더러워질 뿐이다.
나는 이제 물로 피를 씻으려 하니 이렇게 해야 좋지 않겠는가.”
돌궐 임금은 이렇게 말하며 원휴를 놓아보내주었습니다.
당나라와 돌궐의 갈등은 이로써 다소나마 해소되고
두 나라는 한동안 평화적인 관계를 유지하였습니다.
《구당서(舊唐書)》 <원휴전(源休傳)>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피로 피를 씻는다. 한자로 이혈세혈(以血洗血)입니다.
써 이, 피 혈, 씻을 세, 피 혈. 피로 피를 씻으면 더욱 더러워질 뿐,
피가 마를 날이 없습니다.
피는 피로 씻을 것이 아니라 물로 씻어야 합니다.
복수는 복수를 낳는 법,
끝없는 원한과 증오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복수의 고리를 과감히 끊어야 합니다.
복수의 고리를 끊는 자가 진정한 승자입니다.
적반하장
적반하장(賊反荷杖)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도둑이 도리어 몽둥이를 든다는 뜻으로,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아무 잘못 없는 사람을 나무란다는 뜻입니다.
한자성어로 되어 있지만
원래는 중국 속담이 아니라 우리말 속담입니다.
조선후기 문헌에 처음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조선후기 민간에서 생긴 말인 듯합니다.
중국의 문헌에는 적반하장이라는 말이 없습니다.
대신 도둑이 도둑 잡으라고 한다는
적함착적(賊喊捉賊)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은 도둑이 기지를 발휘해서 위기를 모면한다는 뜻으로
적반하장과는 전혀 다른 말입니다.
적반하장과 비슷한 한자성어로
‘도증주인(盜憎主人)’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도둑은 주인을 미워한다는 뜻입니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
“도둑은 주인을 미워하고 백성은 윗사람을 원망한다”고 하였는데,
조선후기 학자 신유한(申維翰)이 이 말을 풀이했습니다.
“주인이 도둑을 방비하고 재물을 지키는 것은 당연한 도리이다.
그런데 도둑은 이 때문에 자기가 얻고자 하는 것을 얻지 못하므로
주인을 미워하는 것이다.
관청이 법으로 백성을 다스리는 것은 잘 하는 일이다.
그런데 간사한 백성은 이 때문에 제 뜻을 실행하지 못하므로
관청을 원망하는 것이다.
천하의 올바른 군자가 남의 잘못을 말하면,
말한 내용이 사실이라 해도 큰 화를 초래하는 법이다.”
《청천집(靑泉集)》에 나오는 말입니다.
주인이 도둑을 방비하고 관청이 법을 지키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당연한 일을 하는데 미움을 받는 이유는
그들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다만 자기 욕심을 채울 수 있는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고 관리는 그들의 하인입니다.
이번 국정 감사에 도둑 심보의 하인이 많이 보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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