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날에 문득,
그러니까 아주 견딜 수 없을 만큼의 외로움을 느끼거나
또는 이제 이만하면 하고
한숨을 돌려 주변을 바라보게 되었을때,
그럴때 우리는
내게도 소중한 사람이 있었구나 하고 떠올리게 된다.
그래서 사랑을 하게 되고 -
그 사랑에는 아내와 자녀들의 사랑은 물론이고
부모, 형제, 친구, 그 밖의 많은 삶의 인연들을 모두 포함한다 -
그 사랑에 의지하여
인생은 아름다운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그러던 어느 날,
우리는 그 긴 날들을 살아가며 평범하고 순탄하더라도
또 그 나름대로 인생의 허무를 느끼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마치 산을 넘듯 인생의 한 고비를 넘어서는
그때 마다에 잠시 느꼈던 희열은 어느새 망각하고
쉽사리 절망하고 분노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때에,
우리들 중 어떤 이는 다시 한번 끈질기게 도전하여
힘겨운 고비를 넘는 이가 있는가 하면,
또 어떤 이는 좌절하고 체념하여,
그 자리에 머물러 주저 앉거나 때로는 모든것을 포기해
버리는 이도 있게된다.
하지만,
그들이 그 시련을 극복했거나
그렇지 않거나는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그런 힘겨운 순간에 누구를 미워하고 증오하며
사랑을 망각했느냐는 것이다.
- 김정현 <외사랑> 중에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