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여우 한마리가
처음으로 목장에서 풀을 뜯고 있는 말을 보았습니다.
여우는 신기했지만 은근히 두려웠지요.
그래서 같은 숲에 사는 늑대에게 말했습니다.
"늑대야. 저기 좀 봐.
어떤 짐승이 목장에서 풀을 뜯고 있는데 정말 멋있어.
아, 날렵하고 커다란 몸매가 지금도 눈에 어른거리는 걸."
늑대가 웃으며 말했습니다.
"우리보다 센 놈일까?"
"글쎄, 하지만 네가 그 놈을 본다면 판단할 수 있을 거야.
어쩌면 운명의 신께서 우리에게 보내준 선물일지도 모르지."
이렇게 해서 여우와 늑대는 말이 있는 목장으로 갔습니다.
말은 이 낯선 동물들에 대해서 아무런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막 그 자리를 떠나려고 했습니다.
여우가 다급하게 말을 걸었습니다.
"선생님, 천한 저희들이
고귀하신 당신의 이름을 알고 싶습니다. 부디 대답해 주세요."
말은 아주 영리한 짐승이었으므로 이렇게 대꾸했습니다.
"내 이름? 그건 내 발굽에 달려있는 편자에 써 있다네.
자네들이 읽어보게."
그러자 그 뜻을 알아차린 교활한 여우는
얼른 뒤로 물러서며 말했습니다.
"제 부모님들은 너무나 가난해서
저에게 글공부도 시켜주지 않았습니다.
가진 거라곤 손바닥만한 집이 전부였죠.
하지만 이 늑대의 부모님들은 인격도 높고 부자여서
글을 아주 잘 읽는답니다.
늑대야, 너는 글을 읽을 수 있지?"
늑대는 여우의 달콤한 말에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그래서 앞뒤 재보지도 않고 말에게 다가갔습니다.
하지만 이 허영심이 늑대를 비참하게 만들었습니다.
말은 힘차게 뒷발질로 늑대를 비참하게 만들었습니다.
늑대는 피투성이가 되어 땅에 쓰러졌습니다.
이빨도 네 개나 부러지고 말이지요.
잠시 후 겨우 정신이 들은 늑대는
곁에 있는 여우의 턱에 주먹을 날리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놈, 여우야. 나도 이제 뭔가를 알 것 같아.
똑똑한 동물은 낯선 이의 친절을 경계한다고 말이야.
그게 어디 써 있냐구?
바로 네 턱에!"
****
누구나 낯선 일에는 본능적으로 경계심을 품게 됩니다.
하지만 그 문제를 자신이 해결해야지
남에게 미루어서는 안됩니다.
그 것은 첫날밤이 두려워서
자신의 신부를 남에게 맡기는 것과 무 엇이 다르겠습니까?
- 이솝 우화중 '여우와 늑대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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