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코람데오)♠

[햇볕 한 줌] 겸손한 임금님

비타민님 2016. 4. 22. 06:19

옛날 인도에 아주 겸손한 임금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지체 높은 임금의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누구에게나 머리를 숙여 국민들로부터 깊은 존경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신하 한사람은

임금의 그런 행동은 권위 없는 행동이라며 말렸습니다.

 

“폐하! 사람의 신체 중에는 머리가 가장 소중한 것처럼

나라에서는 임금이 가장 귀하옵니다.

그런데도 지체 높으신 폐하께서 아무에게나 머리를 쉽게 숙이시면

신하들이나 백성들은 오히려 불편과 불안을 느끼게 됩니다.

차후에는 이를 삼가 주소서!

 

임금은 신하의 말에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며칠이 지나서 신하를 불러,

미리 준비해둔 고양이 해골과, 해골과, 사람의 해골을 건네주며

이런 명령을 내렸습니다.

 

 “이 개의 해골을 밖으로 갖고 나가서 팔아 보시오.

 

신하는 임금의 명령대로

그것들을 가지고 밖으로 나와 팔기 시작했습니다.

고양이 해골이 처음 팔렸습니다.

그것이 있으면 쥐가 없어진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다음에는 해골이 팔렸습니다.

그것을 문에 매달아 놓으면 병이 사라진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사람의 해골만은 쉽게 팔리지 않았습니다.

아무런 쓸모가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신하는 마지막 남은 사람의 해골을 팔기 위해

발이 부르트도록 민가를 돌아 다녔지만

아무도 그것에 관심을 기울여 주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미친 사람 취급을 하며 냉대를 했습니다.

결국 신하는 그것을 팔지 못한 궁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으며,

그런 신하를 보고 임금이 웃으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며칠 경은 내게 사람의 머리가 제일 소중하다고 하지 않았소?

그런데 지금 보니, 고양이 머리나 말머리보다도 못하지 않소?

대체로 사람의 머리가 귀하다 함은,

머리에 간직된 생각이나 마음, 그리고 지식을 말하는 것이지

머리 자체는 아닌 것이오.

이제 사실을 알았으면 단순히 권위나 체면만 내세우지 말고

남에게 머리를 많이 숙이시오.  

 

임금의 충고에 신하가 부끄러워 어쩔 줄을 몰라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