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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에서 한국인으로 살기 살짝 곤란할때

비타민님 2013. 10. 2. 07:03
VITAMIN

- <행복한 삶을 꿈꾸는 이들에게> -

즐겁고 행복한 나날 되십시요.. Vitamin-Argentina

그 간의 경험으로 보아, 제목을 보고 어떤 분들은

"해외 교포가 무슨 한국인이냐?  ?.. 해외 동포지" 하실텐데요.

물론 개인적인 의견차는 있겠지만,

저는 스스로 한국인에 조~금 더 가깝다고 생각하고 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타 지역 출신이 대학을 서울로 갔다고

서울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살진 않잖아요.

물론 그 후로 오랜 기간 서울에서 살다보면

서서히 서울사람화 되겠지만요.

그래서 저도 스스로 아르헨티나인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그간 하도 외국에 사는 주제에

한국 얘기 하지말라는 말을 많이 들었기에 잠간 변명을 해봤구요.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오늘은 제가  아르헨티나에서 한국인으로 살면서

살짝 곤란함을 느꼈던 순간들에 대해 써보겠습니다.

 

 

첫번째 - 무슨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김치 생각날 때

 

한국에서도 이에 대한 우스개 소리가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고급 이탈리아 레스토랑 가서 김치를 찾았다거나,

피자나 햄버거를 먹을 때도 꼭 김치가 필요하다던가 말이죠.

입맛이나 식성은 역시 어릴 때 결정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다보니 남미의 파리라는 아르헨티나에 유럽 음식이 모여있다는 아르헨티나에서

저는 그 어떤 나라의 음식을 먹어도 김치 생각이 꼭 날 대가 있단 말이죠.

이거 정말 곤란합니다. -.-;;

그런데 사실 피자나 이태리 마카로니 국수에 김치를 동반하면

정말 맛 있는 콤비를 주는 맛이 난담니다.

 

한국이라면 김치를 구비해놓은 식당이 있을 수도 있고,

외국 음식 먹을 때 김치를 먹는 풍경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테지만,

현지에선  한인이 많이 사는 곳의 한국 식당을 제외하면

김치를 맛 볼 수 있는 음식점이 없습니다.

그래서 애써 맛있다는 식당가서 식사하고 나서,

집에 와서 뭔가 개운치 않다며 김치만 집어먹는 경우도 가끔 있죠.

 

사실 더 안타까운 건 집에 있는 김치도 맛 좋은 김치는 아니라는거죠.

철 따라 한국식 배추 구하기가 쉽지 않다보니까,

집에서 담그는데,어떤 날은 참 맛있고, 어떤 날은 참 뭐한 맛입니다.

 

 

 

두번째 - 한글 띄어쓰기 엄청나게 고민될 때

 

 

블로그 운영하면서 가장 힘든 것은 역시 악플이지만,

그 다음으로 신경쓰이는 것이 바로 한글 띄어쓰기입니다.

맞춤법은 그런대로 자신있다고 생각을 하지만,

띄어쓰기만은 정말 고민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포스트 작성할 때마다 수 많은 띄어쓰기를 다 검색해서

바르게 쓸 엄두가 안나거든요.

대학교에서 리포트나 에쎄이같은 쓰는 과제를 해보긴 했지만,

사실 올바른 띄어쓰기가 맞는지 헷갈릴 때가 많거든요.

제가 어려워하는 것은 이런 것들입니다.

 

몇년전 일까? 아니면 몇년 전 일까? 그것도 아니면 몇 년전?

 

그때 그때 일까? 아니면 그 때 그 때 일까?

그마저도 아니면 그때그때? 할 수있어 일까?

아니면 할 수 있어 일까?

 

하나 둘씩? 아니면 하나 둘 씩그것도 아니라면 하나둘 씩?

 

어려울때? 아니면 어려울 때?

 

계속 쓰다 보면 끝도 없이 나올테지만, 대략 이런 느낌입니다. -.-;;

 

가끔 웹서핑하다 보면,특히 현지 한인 넷에  많이 보이는 악플이

글쓴이의 한글 맞춤법이나 띄어쓰기를 지적하면서

과도하게 욕설을 하시는 분들도 넘치게 풍년이더라구요.

그런데 더 황당한 건, 그런 악플 다시는 분들도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틀리신다는 겁니다.

그러고 보면, 한글이 기초단계는 쉬운 것 같으면서도

제대로 쓰려면 어려운 글인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는

한국분들 중에서도 띄어쓰기 헷갈려하시는 분들 꽤 계실 것 같아요.

 

 

 세번째 - 아무리 이성적으로 대처하려해도 일본인이 껄끄러울 때

 

이민 60주년을 맞은 지 얼마 안되는 한국인에 비해,

일본인들은 벌써 교포 4세들이 있을 정도로

오래전부터 아르헨티나로 이주해 살아왔습니다.

때문에 이들은 아르헨티나화한 일본인들이 아니라

애초에 아르헨티나인으로 나고 키워지는 경우가 많지만

부모나 조부모의 영향으로

일본의 문화도 어느 정도 간직하고 살고 있네요.

 

제 이웃에도 그런 일본계 아르헨티나인들이 있는데요.

이들은 가끔 제게 일본 다녀온 이야기라던가,

할머니들에게 들은 일본 전통이라던가 얘기를 해줍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그들의 한국 식민지화 하던 시절

일본의 아름답지 못한 역사 이야기는 모르고 있죠.

그럴 때마다 저는 머리로는

이 사람들이 모르는게 당연하지. 못 배워서 모르는 건 죄가 아니야.

 

생각하지만, 속으로는 왠지 조금 열이 나는 겁니다.

그리고 자꾸 일본 제국주의의 만행이랄까,

얘기해주고 싶지만 분위기 싸~해 질 것 같아서 입을 다물고 맙니다.

이 글 보시고, 또 어떤 분들은 당연히 말해서 가르쳐줘야지

뭐하는거냐며 매국노라며 악플을 다실지도 모르겠지만

아무것도 모른다는 얼굴로 앞에 앉은 사람한테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답니다.

 

사실 이 이웃은 사람이 아주 좋은 분인데,

이 분들에게 일본은 아직 왕실이 있는데, 한국은 왜 없느내 하면

우리나라 마지막 왕비를 일본군이 시해했다는 얘기를 한다는 일도

역시 민망한 일로 생각을 합니다.딴지거는 일이거든요?...

이나라에서 낳고 이 나라 시민인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무작정 그들의 조상의 잘못을 읊어줄 수도 없는 노릇이기에,

늘 이성과 감정 사이에서 곤란하답니다.

 

오늘은 아르헨티나에서 한국인으로 살기 살짝 곤란한 경우를

적어보면서 일본인 얘기는 현지 한인 넷의 악플들이

낚시 글로 일본을 험담하는 일이 생각이 나서 적어 봅니다..

한국분들 중에도 공감하시는 분들이 계신지 모르겠습니다.

재밌게 보셨길 바라면서,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