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깊은 산 속에 아주 영리한 토끼 한 마리가 살고 있었어.
이 토끼가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한 어느 날의 일이었어.
토끼는 이곳저곳으로 먹을 것을 찾아 헤매다가
마을 가까이까지 가게 되었지 뭐야.
어디선가 맛있는 냄새가 솔솔 콧 속으로 들어오는 게 아니겠어.
토끼는 고픈 배를 쥐고 귀를 쫑긋이 세우면서
냄새나는 곳을 찾아가 보니, 글쎄 콩밭이 있었어.
얼씨구나 하고 토끼가 콩잎을 막 먹을려는데
'철컥' 하고 덫에 걸리고 말았어.
너무도 배가 고팠던 토끼는 덫을 생각지 않았던 거야.
아무도 덫에 걸린 토끼를 구해 주려 하지 않았어.
토끼의 머리위에 왕파리 한 마리가 윙윙거릴 뿐이었지.
생각다 못한 토끼는 왕파리를 불러 애원했어.
"왕파리님, 나를 좀 도와주시오.
나는 이제 죽을 때만 기다려야 할 몸이 되고 말았소.
당신이 구해 주지 않으면 꼼짝없이 죽고 말겠소."
토끼의 말을 듣고 난 왕파리는, 다시 토끼에게 물었어.
"저도 힘이 되어 드리고 싶습니다만,
저같은 것이 어떻게 도움이 될까요?"
토끼는 왕파리에게
"왕파리님, 이제 부터 제 말씀대로 하여 주시면,
저를 도와 주시는 것입니다.
당신 동무들을 많이 불러서 내 몸에 앉아 있게만 해 주십시오."
하고 말했어.
"그야 쉬운 일이지요."
왕파리는 자기 동무들을 모아서 토끼 몸에 까맣게 앉게 했지.
토끼는 사람이 가까이 오는 소리를 듣자, 죽은 척하고 있었어.
"아니, 이건, 토끼가 썩었잖아? 웬 파리떼가 이렇게 몰렸지?
쳇! 썩은 토끼를 빼어 버리고 다시 덫을 놓아야 하겠군."
사람은 덫에서 토끼를 빼어 버렸어.
토끼는 꾀를 내어 목숨을 건질 수 있었던 거야.
아무리 어려운 일을 당해도 차근 차근 생각의 갈피를 찾아 보자.
실타래 풀리듯 풀려나갈 것이다.
삶의 어려움을 이겨내는 힘, 생각의 힘이 큰 몫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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