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통의 거지 철학자 디오게네스!
그의 언행은 책을 읽을 때 마다 필자의 마음을 사로 잡곤 한다.
어느 연회석상이었다.
사람들이 마치 개에게 하듯이
디오게네스에게 고기 뼈다귀를. 던져 주었다.
그러자, 그는 일어나서 자리를 뜨기 전에 개처럼 한 발을 들고
그들에게 오줌을 갈겨 주었다.
하루는 시장 바닥의 군중들 앞에서 디오게네스가 자위행위를 하면서
이렇게 푸념을 늘어놓았다.
"위장을 쓰다듬어 배고픔을 참아 낼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런 녀석도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면 좋을 텐데"
디오게네스는 카이로네이아 전쟁(기원전 338-337년)이 끝난 후
어느 날 체포되어 마케도니아왕 필리포스 앞에 끌려 나갔다.
이때 왕은 친절한 목소리로 물었다.
"너는 도대체 어떤 자인가?"
포로인 그는 조금도 겁내지 않고 말했다.
"나 말인가? 나는 그대의 끝없는 탐욕을 탐색하는 스파이라오"
이 답변에 크게 감탄한 왕은 그를 방면해 주었다.
디오게네스가 노예 시절을 보내고 있을 때였다.
마침 그리스를 정벌하고 코린토스에 머물러 있던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정치가나 학자들의 알현을 받았다.
그는 디오게네스도 알현해 줄 것을 희망했다.
그러나 철학자는 코린토스 교외의 클라네이온에 그냥 머물러 있었다.
대왕은 이 완고한 철학자에게 흥미를 느껴 친히 그를 찾아갔다.
그때 디오게네스는 양지에 느긋하게 드러누워서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다.
사람들이 다가오는 기미를 느끼고
그는 약간 머리를 쳐들고 흘깃 옆눈으로 쳐다보고는
다시 그대로 누워 버렸다. 대왕이 먼저 점잖게 입을 열었다.
"나는 대왕 알렉산드로스다!"
그러자 철학자도 조용히 말했다.
"나는 디오게네스다"
대왕이 물었다.
"너는 나를 두려워하지 않는가?"
"그대는 선한 자인가?"
"그렇다"
"그렇다면 선한 자를 무엇 때문에 두려워하겠는가?"
"소망이 있다면 내게 말해 보라"
이때 철학자는 한 손을 쳐들어 대왕을 떠밀듯이 하면서 말했다.
"햇볕을 가리지 말아 주오"
그러자 시종 무관들이 그의 오만함에 화가 나서 그에게 달려들었다.
그러나
대왕은 그들을 말리면서 한마디 했다.
"내가 만일 알렉산드로스가 아니었다면
나는 디오게네스가 되는 걸 원했을 것이다"
이러한 에피소드들은 언제고 참으로 매력적이다.
더욱이 디오게네스는 안티스테네스에게서 배웠고,
안티스테네스는 소크라테네스에게서 받았다는 사실이
필자에겐 큰 호기심을 늘 불러 일으키곤 한다.
휼륭한 스승에겐 휼륭한 제자가 있다는 생각이다.
얼마 전 뉴스엔 모 대학 교수가 여학생을 성희롱한 사건으로
파면을 당하는 걸 읽고,교육 정서의 오염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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