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 회갑을 맞아 자손들이 각각 잔을 들어 헌수(獻壽)를 하는데,
맏며느리가 잔을 올리자 시아버지가,
"네가 이미 잔을 들었으니 복되이 경사스러운 말로 헌배(獻杯)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하고 말하자, 며느리는 잔을 잡고 꿇어앉아
"바라건대 시아버님께서는 천황씨(天皇氏)가 되시옵소서."
라고 하였다. 시아버지가
"무슨 연고냐 ?"
라고 묻자
"천황씨는 일만팔천세를 누리었으니 이와 같이 축수 합니다."
라고 대답하니 시아버지는
"좋다."
고 했다.
둘째 며느리가 잔을 들고 꿇어앉아
"바라건대 시아버님께서는 지황씨(地皇氏)가 되시옵소서."
라고 말하였다.
시아버지가 그 연고를 묻자
"지황씨 또한 일만팔천세를 살았으니 이와 같이 비옵니다."
하고 말하니
"역시 좋다."고 시아버지가 말하였다.
셋째 며느리가 잔을 들고 꿇어앉아 말하였다.
"바라건대 시아버님께옵서는 양물(陽物)이 되시옵소서."
하니 시아버지가
"그 까닭은 무엇이냐 ?" 하고 묻자,
"남자의 양물은 한때 죽었다가도 곧 바로 또 다시 살아나 장년불사(長年不死)하니
그렇게 되시기를 바라는 것이옵니다."
셋째 며느리의 이 말을 들은 시아버지는,
"네 말 또한 좋도다. 좋은 축수로다."
하였다 한다.
오늘은 빌려가지 않을텐가 ? (今日不借去耶)
어떤 시골 마을에 머슴살이 하는 총각이
소죽통을 빌리러 울타리 너머 이웃 과부의 집에 갔는데,
그 때 과부는 엷은 홑치마를 입고 창가 봉당에 누워 자고 있었다.
흰 살결의 허벅지가 반쯤 드러난 것을 본 총각은 음욕(淫慾)을 이기지 못하고
드디어 양물(陽物)을 맹렬히 들이밀자,
과부가 놀라 눈을 떠보니 이웃집 총각머슴이 아닌가.
과부는 노하여
"네가 이런 짓을 하고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은가 !"
하고 꾸짖었다.
그러자 총각이
"내가 소죽통을 빌리러 왔다가 우연히 이런 죄를 짓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그만 그칠까요 ?"
하고 말하니 과부는 두 손으로 총각의 허리를 끌어 안으면서,
"네가 마음대로 겁탈을 하고, 또 네 마음대로 그치려 하느냐 !"
하고 드디어 극음(極淫)에 이른 후에야 총각을 보내었다.
이튿날 저녁에 과부가 울타리 밖에서 다시 총각머슴을 만나자,
"총각 ! 오늘은 왜 소죽통을 빌리러 오지 않는가 ?"
하고 물었다.
총각은 과부의 뜻을 알아내고 밤이 깊어지자 또 가서 어제처럼 즐겼다 한다.
동방삭 류의 음담익살이로다. (東方朔滑稽之類)
비록 무슨 사정이 있어 대궐에서 사가(私家)로 내보냈거나 내쳐진 궁녀라 하더라도
상통(相通)하면 중죄로 다스리도록 되어 있었다.
대궐에 살 때에 왕이나 왕세자 등과 혹시나 관계를 맺은 전력이 있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어서,
평생을 홀로 살아야 하였다.
그런데 선조(宣祖)때에 궁녀와 상통한 사람을 특사하여 준 일이 있었다.
오성(鰲城) 이항복(李恒福)이 "지신(知申)"이라는 관직에 있을 때
그의 집 청지기가 궁녀와 상통하는 죄를 범하여 벌을 받게 되었다.
오성은 불쌍히 여겼으나 그것을 해결할만한 계책이 없었다.
이때 마침 왕이 오성을 불렀다.
오성은 일부러 늦게 들어가서 입시하니
왕이 "경은 왜 이렇게 늦게 들어왔는고 ?" 하고 물었다. 이에 오성이,
"상명(上命)을 받자옵고 들어오는데
종로거리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떠들고 웃는 것을 보게 되어
신(臣)이 이상하게 생각하여 발길을 멈추고 들으니
한 사람이 말하기를, 모기란 놈이 말벌(馬蜂)과 서로 만났는데 벌이 모기를 보고
'내 배가 너무 불러서 수놈이 찔러야 배설을 하겠으니
시험삼아 너의 그 날카로운 주둥이로 구멍을 뚫어 주면 어떠한가 ?' 하자
모기가 '벌의 네 말이 어찌 나쁘다고만 할 수 있겠나.
그러나 요즈음 들리는 말에는 이승지(李承旨)의 집 청지기는
본래부터 있는 구멍을 뚫었어도 중벌을 면치 못하는데,
만약 없는 구멍을 뚫는다면 그 죄 더욱 무거우리니
내 어찌 감히 감당 할 수 있겠는가.' 하니
신은 이 말을 듣느라고 이렇게 늦었사옵니다. 대죄를 지었사옵니다." 하고 말하였다.
이에 왕은 미소를 지으며 "그것은 동방삭의 골계(滑稽)에 속하는 말이로다."
하더니 다시 "그 청지기의 죄를 용서한다."고 어명을 내렸다 한다.
간밤에 겪은 봉변 (去夜逢辱)
나이 80이 된 노인이 젊은 첩과 함께 밤일을 하는데, 그 첩이 말하였다.
"이렇게 일을 한 후에 만일 잉태하면 사슴을 낳겠어요."
"어째서 사슴을 낳는단 말인가 ?"
"사슴 가죽으로 밤일을 하시니 사슴을 낳지 않고 무엇을 낳겠나이까 ?"
사슴 가죽이란 부드러워 노인의 시들은 양물(陽物)을 빗대어 이른 말이었다.
이튿날 친구와 함께 술을 들다가 그 노인이 말하였다.
"나는 간밤에 큰 욕을 당했구려. 첩과 더불어 일을 하는데,
첩이 내 양물을 사슴가죽이라 말하니 그게 어찌 큰 욕이 아니고 무엇이겠소."
그러자 친구가 말하였다.
"내가 당한 욕은 가히 입에 담을 수 없는 정도요.
내가 일전에 첩과 함께 밤일을 하는데, 첩이 말하기를
'지금 선친(先親)의 산소 곁을 헤매시옵니까 ?'
하기에 내가 무슨 말이냐고 물었더니, 첩이 이르기를
'시체를 이끌고 입장(入葬)하고 계시니 선영의 곁이 아니면
무슨 연고로 그리 어렵게 입장을 할 수 있겠사옵니까 ?'
하니 이건 귀로는 들을지언정 어떻게 차마 입으로 옮겨 말 할 수 있겠소 ?"
제35화 - 뼈 맛을 보지 못하니 그것이 한스럽구나 ! (惟未示骨味 是所恨也)
어떤 노인이 세 딸을 두었는데 집안이 넉넉할 때에 장녀를 출가
시켰으며 그때 신랑의 나이 22세였다.
그 후 가세가 기울어져 성례(成禮) 할 길이 없다가,
둘째 딸이 재취 자리 신랑을 맞이하게 되니 신랑의 나이 40세였다.
셋째 딸은 삼취 자리의 신랑을 맞이하게 되니 신랑의 나이 50세였다.
하루는 세 딸이 한 자리에 모일 기회가 있어 조용히 얘기를 나누는데, 장녀가 말하기를,
"남자의 양물(陽物)에는 뼈가 있더라." 고 하자, 둘째 딸이,
"나는 힘줄이 있는 것 같았어요." 하였다. 그러자 셋째 딸이,
"나는 그것도 아니고, 다만 껍데기와 고기 뿐이던데요 ?" 라고 하였다.
그 때 노인이 우연히 세 딸들의 그 말을 엿듣고 크게 중얼거리며 말하기를,
"우리 집안 사정이 낭패를 보아 너희들 둘째와 셋째는 모두 뼈맛을
보지 못하니 그것이 한스럽구나."
하고 장탄식을 하였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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