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코람데오)♠
40년 전 필자가 이민 초창기에 한국에서 온 목회자 부부는
홀 어머니를 모시고 딸린 자녀도 있는 분이다..
신학 대학을 나오고 자리 잡힌 교회에서 오라는 곳은 없고
모 교단에서 총무를 보다가 왔다고 하는데,나 보다는 5살 년상이다.
이 목회자는 한국 기혼 남자들은 첩살림을 좋아 한다는 18번 녹음기이다.
시골서 교회를 개척하는데 교인이 모여도 헌금은 없고
그런대로 안빠지고 출석하는 교인은 5명인데 물론 헌금은 한푼도 안한단다.
목회자도 먹고 살아야 포도청인데,포도청 사업은 부진하다.
교단에서 주는 보조금은 고구마도 베불리 먹지 못한다고 한다.
필자의 집에 와서는 점심 저녁을 잘 대접을 받으면 많은 얘기를 하는데,
어린 나이에 아버지에게 소박 맞은 어머니와 어렵게 살다가
목사가 되었다고 한다. 항상 바쁜 나를 설득을 하려 든다.찰거머리형 이다.
한국의 아버지에 대한 이 목회자의 견해는 아주 편파적이고 옹고집으로
모든 남자가 술 주정과 첩질을 하는 나쁜 종족이 한국 남자들이라고 열을 낸다.
이 목회자는 이민자들이 어려운 시절에 사택도 사주고 자녀 학자금도 주었다.
생활이 편해지면서 점점 오만 방자하기 시작을 하는데,
아들은 수업료가 비싼 사립 학교를 보내고 교회 재정을 강요하게 된다..
물론 임자를 만나서 교회를 사직하고 미국행 보따리를 싸게 된다..
자기 자식을 발 싸게로 본 아버지의 아들이 교인을 똑 같이 본 경우이다.
그 후 미국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어려운 생활을 한다는
별거한 부부의 아들인 목회자의 생각이 난다.
신학 대학은 나왔어도 가정이 기본 부족인 집안 출신으로 본다.
“오얏나무 아래에서는 갓끈을 고쳐 쓰지 말라”라는 말이다.
하기야 요즘 세태는 정치인 종교인은 갓끈 고쳐 매는 고수들이 많지만...
얼마 전에 읽은 한국 부부의 현실로 부부 열 쌍 중 한 쌍이 따로 산다고 한다.
직장이나 자녀 교육 때문에 떨어져 사는 주말부부나 기러기부부도 많지만
성격 차나 경제 갈등, 배우자의 불성실로 별거하는 부부가 더 많다.
싸우다 지친 부부들은 아주 조금은 미련이 남아 있으니
헤어질 수도 없다며 차선책으로 별거를 선택한다.
떨어져 살면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감정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고 싶어 한다.
이렇게 부부가 합의하에 잠시 헤어져 사는 경우도 있지만,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짐을 싸고 가출해버려 어쩔 수 없이 별거하는 부부도 있다.
떨어져 살다 보면
가정의 소중함을 알게 돼 화해하고 관계가 더 돈독해지기도 한다지만
반대 급부적인 부정적 파생 요인도 많을 것 이다.
사람들이 혼자 살다 보면 허전하고 쓸쓸해서 여러 가지 유혹에 넘어가기 쉽다.
몸이 허약했을 때 병균이 쳐들어오기 쉽듯
마음이 가난할 때는 아무한테나 솔깃하기 쉽다. 조심해야 할 일 이다.
우리나라는 아주 옛날부터 현대엔 이해하기 힘이 드는 별거 문화가 있었다.
남편이 작은마누라나 첩을 얻어 따로 나가 살아도
소박맞은 조강지처는 자식들을 위해 호적 정리는 안 하고 살았다.
조신하게 시부모 모시고 아이들 키우며 살다 보면
젊고 싱싱한 남편은 어디 가고
단물 다 빨리고 버림받은 늙고 병든 남편이 슬그머니 들어오면서 별거가 끝났다.
내 대학 동창 중에도 그런 아버지가 있었다.
늙은 쭉정이 되어서 집에 돌아와야 대접은 찬밥에 나물이다..
필자가 보는 현대판 부부별곡(夫婦別曲)은 그리 간단치 않다.
세상에서 가장 가깝던 두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먼 사이가 돼 대화를 끊고 성생활도 없이 남남처럼 지내게 된다.
그러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가로등에 나방 날아들 듯 미치기 쉽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 없이 들고나온 보따리 메고 집으로 돌아가려면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 쓰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옛말에 오해를 받기 쉬운 일은 가까이 하지 말라는 뜻으로 이하부정관(李下不整冠)이란 말을 쓴다)
옛 어른들 말씀이 생각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