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진골 옹당촌에 성은 옹, 이름은 고집인 사람이 있는데,
성질이 고약하고 심술이 맹랑하여 매사에 삐뚤어진 마음이나,
앞뜰에 연못 파고 누각에 송백이 가득하고 뒷뜰에 장옥이라.
팔십 노모는 아프지만 약 한첩 쓰지 아니하고 추운 방에 두니
노모가 불효를 탓하면,
아무리 유명한 이도 모두 죽었고
또 인생 칠십 고래희인데 노모가 너무 오래 산다고 핀잔을 준다.
옹 고집은 불도를 능멸하여 중들을 자주 골리자,
월출봉 취암사의 도사가 학대사를 시켜 옹고집을 찾게 한다.
천냥 시주를 부탁하니,
중은 부모를 배신하고 부처의 제자 행세로 거짓 공부나 하고
어른 보면 동냥을 구하고 아이 보면 가자고 해,
불효하고 불충하다며 꾸짖는다.
오래 살지 못 한다고 관상을 봐 주자,
옹 고집은 학대사를 곤장치고 내쫒는다.
취암사 중들이 이를 알고 혼내 주자고 하는데
학대사는 지푸라기로 허수아비를 만들어
허옹(가짜 옹고집)으로 변신하게 한 뒤 진옹 집으로 보낸다.
누가 진옹(진짜)인지 허옹(가짜)인지를 모르게 되어
관가에서 송사를 벌이고 나니,
허옹이 진짜 옹 고집으로 판명되어 집으로 가고
실옹은 곤장을 맞고 산 속으로 내쫒긴다.
허옹이 부인과 동침하여 아이를 여럿 난다.
한편 실옹은 지난날을 후회하며 산에서 사는데,
어느날 도사를 만나 부적을 받고 집에 돌아오자,
허옹과 그의 아이들이 허수아비로 바뀌고 부인은 부끄러워 한다.
옹 고집은 이때부터 개과 천선하여
모친께 효도하고 불도를 공경하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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