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코람데오)♠

파라독스 이솝 우화 몇개

비타민님 2016. 7. 26. 17:51

새장속의

 

소년이 풀밭에서 노래부르고 있던 마리르 잡아서 집으로 가져와

새장에 집어넣고 창가에 두었다.

새는 낮에는 조용히 있다가, 밤만 되면 노래를 했다.

노랫소리를 듣고 올빼미가

밤에만 노래를 하느냐고 새장속의 새한테 물었다.

새의 대답은 이러했다. 아이가 나를 잡아다가 새장에 가두게 만든

바로 내가 낮에 부른 노랫소리 때문이잖아.

그때 중요한 교훈을 얻어 밤에만 노래를 부르는 거야.

 

참으로 현명한 예방책이군.

잡히기 전이었다면 말이야. 이건 올빼미의 말이었다.

 

사후 방문

 

 

거북이와 토끼

 

대단히 공격적이고 뻐기기 잘하는 성격을 가진 파격적인 거북이 마리가 

토끼한테 달리기 경주를 하자고 도전장을 냈다.

토끼는 오로지 거북이의 자만심을 비웃어 주기만 따름이었다.

하지만 거북이가 ,경주에 질까 봐서 그러는 거지? 하고

토끼의 자존심까지 건드려 가면서 집요하게 붙들고 늘어지자

마침내 토끼도 달리기시합에 동의하고 말았다.

 

가장 공정하다고 소문이 자자한 올빼미가 심판으로 선정되고,

구체적인 코스도 결정되어 모든 준비가 완료되었다.

숲속에 있는 작은 동물들이 모두 경기를 구경하기 위해 몰려나왔다.

출발을 알리는 신호가 울리자 토끼는 마치 화살처럼 튀어나갔지만,

거북이는 힘을 다해 정도 앞으로 전진할 있었을 따름이었다.

 

까마득하게 한참 뒤처진 거북이를 보고 토끼는 자신의 승리를 확신하고

잠시 시원한 그늘 아래서 쉬었다 뛰기로 했다.

그리곤 곧장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한숨 자고 나서 눈을 보니

아직도 거북이는 시야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래서 토끼는 여유있게 점심식사까지 마칠 있었다.

디저트로 맛난 딸기까지 웅큼 따던 토끼는 아주 예쁜 암토끼를 만나서

한동안 즐거운 정담을 나누었다.

 

그러는 동안에도 거북이는 조금도 쉬지않고,

어디 팔지도 않고 계속해서 타박타박 걸었다.

그날 저녁 늦게,

토끼가 낮에 만난 연인에게 한참 열을 올리느라 정신이 없는 사이에

거북이는 결승선을 통과했다.

모든 관중 앞에서 올빼미는 거북이를 공식적인 승자로 인정했다.

 

승리감에 도취된 거북이는 모여 있는 동물들한테

토끼 대신 자기를 전령으로 뽑아 달라고 했다.

하지만 동물들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혹시 어떻게 된거 아니니?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토끼가 너보다 훨씬 빨리 달릴 있다는

너만 빼놓고 아는 사실이야.

알겠니?

 

자신을 아는 곳이 지혜의 근본이다.

 

캥거루와 새끼

 

자기 남편이 무리의 사냥꾼들에게 잡혀가 죽은 줄도 모르고

어미 캥거루는 남편이 자신을 버렸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렇게도 지조가 없다니!

상상 속의 배신이 가져온 쓰라린 고통을 안고

어미 캥거루는 자기 아들한테 이렇게 선언했다.

, 불쌍한 새끼야. 아비란 작자는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단다,

가정은 지키려는 굳은 결심도 없고 자식에 대한 애정도 없으니 말이다.

젊고 매력있는 애인한테 가서 재미를 보고 싶다는데 어떡하니?

자기가 하고 싶은건 해야지 누가 막겠니? 얘야,

우린 그래도 너한테는 내가 있고 나한테는 내가 있으니 걱정마라. 알았지?

 

그리하여 어미 캥거루는 새끼를 보살피는 온몸을 바치다시피 했다.

한동안 다른 어린 캥거루들과 나가서 놀게 내버려 두기도 했지만,

아이가 녀석한테 놀림을 당하는 광경을 우연한 기회에 보고 나서는

생각이 달라졌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자기 주머니에서 좀더 기르는 낫겠다 싶었다.

 

아이가 제법 나이를 먹고 나서도

어미 캥거루는 아이에게 밥을 스스로 찾아 먹으라고 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이를 뱃속에 싣고 나무 나무 풀밭 전전하면서

따먹기 좋은 먹이 앞으로 모시고 다녔다.

아이는 그러니까 하나 들이고

어미의 주머니 안에서 편하게 밥을 먹을 있었다.

이제 녀석은 자기 팔자에 만족은 느끼게끔 되었고

엄마한테만 빠져 지내다 보니

아무리 나긋나긋한 처녀 캥거루들이 꼬리를 쳐도 였다.

 

그러나 자란 커다란 녀석을 주머니에 넣어 가지고 다닌다는 것이

어찌 힘드는 일이 아니겠는가?

급기야 어미 캥거루는 창자가 빠지는 무거운 병에 걸려 죽고 것이다.

어미의 죽음으로 받은 충격도 충격이었지만,

혼자서 밥을 먹고 살아갈 능력을 미처 터득하지 못한,

이젠 아이가 아닌 어른 캥거루도 며칠 있다가 그만 굶어죽고 말았다.

 

사랑하는 자식에겐 뮬고기 보다는 낚시대를 주어여 한다.

 

나무꾼과 아내

 

올림포스 산의 옥좌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던 제우스 신의 눈에

나무꾼의 모습이 들어왔다.

엄청난 폭풍이 몰아치는 차가운 겨울밤이었는데

나무꾼은 등불 하나를 들고 미친 듯이 숲속을 헤매고 있었다.

잔뜩 호기심이 발동한 제우스 신은

가는 나그네로 모습을 바꿔서 지상으로 내려왔다.

나무꾼이 대체 저러나를 알고 싶었던 것이다.

 

나야 여행을 하다 보니 이런 낯선 곳까지 오게 되었소만,

당신은 추운 야밤에 밖에 나와서 지금 하고 있는 겁니까?

그러다 뼛속까지 꽁꽁 얼어붙겠소.

변장한 제우스 신이 나무꾼에게 물었다.

 

바보 천치같은 마누라가 여기 어디다가 결혼반지를 잃어버렸지 뭐요,

글쎄. 나무꾼의 대답이었다. 그건 순금으로 만든 거요.

그걸 잃어버리고 내가 어떻게 있겠소?

찾아질 때까지 찾아야만 하는 거요.

 

하지만 이렇게 비바람 몰아치는 무시무시한 밤중에

혼자 집에 남겨둔 아내가 걱정도 되시오? 제우스 신이 이렇게 물었다.

 

, 그건 걱정을 안해도 되지요.

우리 바로 옆에 양을 치는 목동의 집이 있어서요.

아주 성품이 좋아서 내가 돌아올 때까지

아내를 보살펴 주기로 했으니까 문제가 없습니다.

나무꾼이 명랑한 어조로 대답했다.

 

그래도 서둘러 집에 보는 좋을 거요. 제우스 신이 충고를 주었다.

내일 아침까지도 여기 그대로 남아있을 하찮은 물건을 찾는 동안에

혹시라도 집에서 훨씬 값진 무언가를  잃어 버려도 좋겠소?

 

나를 아주 경솔한 놈으로 보시는 모양인데 말씀을 들어 보시오.

나무꾼의 대답이었다. 말이오, 워낙가난하고 보잘 없는 나무꾼이라

반지만큼 값나갈 물건이 하나도 없소. 도끼라면 혹시 몰라도.

 

그리하여 제우스 신은 다시 올림포스 산으로 돌아가고

나무꾼도 하던 일을 다시 계속하게 되었다.

훤하게 먼동이 터올 무렵,

나무꾼은 드디어 찾으려던 결혼반지를 찾아서 집으로 가져갔다.

집으로 돌아온 나무꾼은 더없이 행복했다.

소중한 자기 도끼도 제자리에 아무 없이 그대로 있었던 것이다.

 

손톱 곪는 알아도 염통 곪는 모르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