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생각을 키우는 이야기•공부에서-
중세 최대의 철학자요 신학자였던 성 어거스틴이
어느 황혼녘의 바닷가를 혼자 거닐고 있었습니다.
그는 우주와 인간에 관한 깊은 명상에 잠긴 채
조용히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습니다.
문득 정신을 차려 보니까
눈앞에서 천진난만하게 생긴 소년 하나가 표주박을 가지고
바닷물을 모래밭에 파인 웅덩이에다 퍼붓고 있었습니다.
“너는 아까부터 그 표주박을 가지고 바닷물을 퍼서
그쪽 웅덩이에 쏟곤 하는데 무엇 때문에 그러느냐?”
소년은 아주 의젓하게 대답했습니다.
“예, 저는 이 작은 표주박을 가지고 이쪽에 있는 바닷물을
몽땅 저쪽에 있는 웅덩이에 퍼서 옮겨 보려고 합니다.
한번 작정한 일이니
평생이 걸리더라도 기어코 해내고야 말 작정입니다.”
성 어거스틴은 기가 막혔습니다.
한없이 넓고 너른 바다, 끝도 없이 꽉 차 있는 바닷물을
저렇게 작은 표주박을 가지고
몽땅 모래밭의 웅덩이 속에다 옮겨 놓겠다니…….
그는 위엄 있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얘야, 너의 뜻은 크고 높은 것이지만
그것은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어떻게 이렇게 작은 표주박을 가지고
저렇게 많은 바닷물을 옮길 수 있겠니?
더구나 저렇게 작은 웅덩이에 말이야.
그러니 이제 그 일일랑 그만두고 집에 돌아가거라.”
가만히 듣고 있던 소년은 의외의 말을 던지는 것이었습니다.
“선생님 그러시다면 제가 한 말씀 여쭙겠습니다.
어째서 선생님께서는 그렇게 작은 머리를 가지고
이 한없는 우주의 진리를 몽땅 알아내겠다고 애를 쓰고 계십니까?
바닷물은 많긴 하지만 그래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나 진리는 무한하고 영원하데
선생님의 유한한 삶을 가지고 그것을 몽땅 알아낼 수 있겠습니까?”
[별을 헤이는 마음]에서
'♠세상사는 이야기(코람데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농부와 원숭이 (0) | 2014.10.31 |
---|---|
아 목동아 (O Danny Boy)! (0) | 2014.10.31 |
비타민 촌노 노년의 생활과 코람 데오 (0) | 2014.10.30 |
`할례`와 의술의 대가들(유태인) (0) | 2014.10.30 |
어떤 종교든 과도하면 가정파괴를 불러옵니다.(소감 글) (0) | 2014.10.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