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판이 얹힌 손수레를 끌고
가위질하며 마을마다 돌아다니던 엿장수.
보리밥 한그릇도 제대로 먹기 어려웠던 배고픈 시절,
엿장수는 시골 어린이들에게 가장 반가운 손님이었다.
동네 입구에서 가위질 소리가 들리면
집집마다 꼬마들은 부리나케 움직인다.
엿장수가 오길 기다리며 모아 놓았던
갖가지 고물을 챙기느라 부산하다.
혹시 빠뜨린 게 없는지,
장독대 주변,마루밑,담장밑을 샅샅이 뒤지고 또 뒤진다.
돈을 주고 엿을 사먹는 것이 쉽지 않았던 가난했던 시절
시골마을의 모습이다.
엿판을 지게에
얹어 지고다니다 지난 60년대 후반쯤부터
손수레를 끄는 엿장수로 바뀌었다.
엿장수가 마을을 찾는 날은딱이 정해져있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저런 고물이 적당히 모였다 싶을때쯤이면
반가운 엿가위질 소리가 들렸다.
엿장수가 오는 날 없어지는 멀쩡한 흰고무신은
달콤한 엿맛의 유혹에 이끌린 아이가
엿장수에게 몰래 내다주고 엿을 바꿔먹은 것이 틀림없다.
그날 밤 아이는 혼이나지만 그때 뿐.
손자·손녀들에게 용돈을 줄 형편이 못되는 할머니들은
머리 빗질을 할때마다 나오는 머리카락을 꼭꼭 모아두었다가
엿장수가 오는 날 손자·손녀들에게 내주곤 했다.
엿판 주변에 둘러선 아이들이 “많이 주세요”라고 보채면
엿장수는 “엿장수 마음이야”하면서
엿판 위에 끌을 대고 가위로 쳐
적지않을 만큼 판때기 엿을 끊어주거나 가래엿을건네주었다.
고물을 주고 빨래비누나 성냥을 교환해가는 어른들도
가위질 소리를 듣고 군침을 삼키는 자녀들을 위해
엿 몇가락도함께 바꿔가는 것을 잊지 않았다.
종이,빈병,무쇠솥,화로,쟁기보습,구리,비닐부대,시멘트부대,
고무신,긴 머리카락,돼지털,염소털 등
재활용이 가능한 물건은 모두 엿장수들의 수집대상이었다.
엿장수가 사라진 요즘 시골지역에는
빈병,고철류 등 갖가지 재활용품이 제대로 수거되지 않고
산과 들에 방치되어 환경오염의 한 원인이 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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