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시신이여 노래하라,
인류 최초의 불복종과 금단의 열매에 대하여.
그 치명적인 맛으로 인하여 죽음과 온갖 슬픔이 이 땅에 밀려오고
에덴을 상실하게 되었으니, 이윽고 더욱 거룩한 이 있어 우리를 돌이켜주시고
그 복된 자리를 다시 찾게끔 하여주실 때까지,
......
나의 어둔 점을 밝게 해주소서.
나의 보잘것없는 면을 들어올려 지탱해주소서.
이 위대한 주제에 걸맞게 내가 영원한 섭리를 밝히고,
인간에 대한 하나님 길의 정당함을 증명할 수 있도록.
사탄은 한때 하늘나라 최고의 천사 루시퍼였다.
‘빛의 아들’을 의미하는 루시퍼는 하나님과 대등한 위치를 차지하려는 욕심에
한 무리의 천사들을 설득해 반란을 주도했다가 패퇴하여 지옥으로 쫓겨났다.
지옥은 완벽한 어둠으로 싸여 있는 추악한 혼돈의 영역이다.
이곳에서 사탄은 반역 천사들과 더불어 9일 동안이나 불타는 호수에서 고통을 당했다.
가까스로 정신을 차려 뭍으로 올라온 그는
아직도 멍한 상태에 있는 무리들을 일깨워 복수의 결의를 선동했다.
그는 “하늘에서 섬기는 것보다는 지옥에서 다스리는 게 더 좋으니”
신의 권위에 굴하지 말고 끝까지 맞서 싸우자며 불굴의 의지를 불태웠다.
"선을 행하는 것은 결코 우리의 일이 아니오,
악을 행하는 것만이 우리의 유일한 낙“이라고 외치며,
마음먹기에 따라 ”천국을 지옥으로, 지옥을 천국으로 바꿀 수도 있노라“ 주장한다.
그는 주저하는 무리들을 향해 결코 모든 것을 다 잃어버린 것이 아님을 강변했다.
더불어 그는 새로운 세상과 새로운 종족(인간)에 관한
오래된 예언과 최근의 소문을 소개했다.
이러한 소문의 진위를 확인하고
이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논의하기 위한 대회의가 소집되었다.
이 무리들이 모두 모여 회의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하기 위해
맨몬의 지휘아래 지옥의 대궁전 ‘팬데모니움’(Pandemonium)을 건설했다.
사탄의 주재하에 회의가 시작되자 하늘나라를 회복하기 위해
또 한 번의 전쟁을 감행할 것인가에 대해 열띤 논쟁이 벌어졌다.
호전적인 몰렉은 지금 당장 싸우러나갈 것을 주장했다.
현재보다 더 나빠질 것이 없으니 패배를 두려워할 일도 아니고
전멸당하면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어 좋다는 논리였다.
겁쟁이 벨리얼은 반대 주장을 내놓았다.
하늘은 방어가 완벽하기 때문에 패배가 불가피하며
패배로 존재 자체를 상실하는 것보다는
고통 속에서라도 살아남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다음 연사 맴몬은 “하늘에 대해서는 잊고 지옥에서 최선을 다하자”고 주장했다.
지옥에서 고통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그 자원을 잘 개발하여 당당한 나라를 만들어나가자고,
재물의 악마다운 제안을 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벨제부브는 사탄의 지원을 받고 일어나 또 한 번의 싸움,
그러나 이번에는 직접 맞대하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만들어진 세상과 인간을 공략함으로써
간접적으로 하늘에 타격을 입히자는 전략을 제안하여
모든 악마들의 동의를 이끌어냈다.
이를 실현시키기 위한 정탐활동에 사탄 자신이 지원하고 나서
다른 악마들이 동의할 겨를도 없이 지옥문을 향해 날아갔다.
그는 여기에서 지옥의 수문장 ‘죄’와 ‘죽음’을 만났다.
처음에는 그들의 흉측한 모습에 정체를 알아보지 못하다가
이내 자신의 머리에서 태어난 딸 ‘죄’와
그 딸을 범하여 얻은 아들 ‘죽음’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그들에게 자신의 계획을 설명해준다.
이들과 작별한 사탄은 새로 창조된 세상을 향해 ‘혼돈의 바다’를 건너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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