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코람데오)♠

인간의 존엄에 대한 파스칼의 생각(모신 글)

비타민님 2015. 11. 6. 04:53

필자가 살던 꼬르도바 주의 애들이 다니던 학교 부근에

Blas Pascal(스페인 어) 이란 길 이름이 있다.

블레즈 파스칼(Blaise Pascal)에겐 여러 칭호가 붙는다.

기하학과 확률이론의 기초를 세운 수학자이자 물리학자,

계산기를 고안한 발명가, 철학자, 그리고 신학자. 과학과 철학,

그리고 신학을 꿰뚫은 인물이었다는 말이다.

이런 인물이라면 장수할 것이라 생각되는 데 의외로 서른아홉에 요절했다.

 

유작으로 너무나도 유명한 그의 명상록 「팡세」(Pensées)가 있다.

죽은 지 8년 만에 빛을 본 이 책은 사실 미완성이다.

죽기 전 그는 기독교를 변증하기 위해 비망록을 작성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을 마무리하지 못한 채 죽자 미완의 책으로 출간된 것이다.

미완성은 언제나 남은 것을 더 생각하게 하는 마력이 있다.

 

이 책은 프랑스 청년들이 전쟁에 나갈 때

성경과 함께 소지품 1호로 꼽힐 만큼 인기를 모았다.

포연이 자욱한 가운데서도 이 책을 읽었다.

과연 무엇이 담겨 있기에 손에서 그 책을 놓지 못했을까 궁금하다.

 

이 책은 무엇보다 기독교 변증에 있어서

아우구스티누스와 쌍벽을 이루고 있다. 그만큼 높이 평가를 받았다.

그렇다고 젊은이들이 기독교 변증에 심취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이 안에는 삶과 죽음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해

심각하게 물으며 답하고 있다.

깊은 성찰이 담긴 책이다. 그래서 명상록이다.

파티에서 돌아오던 길에 세느강 다리에서 떨어져 죽을 위기에 처하자

“죽음 앞에서 인생이란 무엇인가”를 고민했다는 일화가 있다.

 

그는 인간에 대해서 이렇게 단언한다.

“인간은 자연에서 가장 연약한 한 줄기 갈대일 뿐이다.

그러나 생각하는 갈대다.

한 방울의 물로 그를 죽이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인간은 그를 죽이는 것보다 더 고귀하다.

우리의 모든 존엄성은 사유(思維)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가 스스로를 높여야 하는 것은 여기부터다.

그러니 올바로 사유(思維)하도록 힘쓰자.

이것이 도덕의 원리다.” 연약한 갈대지만 생각하는 갈대요,

인간의 존엄은 사유(思維)에 있다.

그러므로 바르게 생각하며 살자는 말이다.

[철학] 사유(思惟).  사유하다 숙고(熟考)하다

사유, 생각이라는 뜻입니다


신학적으로 볼 때 파스칼은 하나님을 추상화하는 것을 싫어했다.

그에 따르면 하나님은 철학적인 하나님이 아니라

아브라함, 이삭, 그리고 야곱의 하나님이다.

바로 우리의 하나님이라는 말이다.

그는 마음을 강조했다. 사람은 마음으로 하나님을 느끼고 체험한다.

그리고 성경은 우리에게 진리를 가르쳐 주고

우리를 겸손케 하는 살아있는 책이라 했다.

 

그는 결핵으로 죽었다.

병상에서 그는 자신을 염려하는 사람들에게 말했다.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병은 아무 문제가 안 됩니다.

병은 비록 고통을 주지만 모든 육신의 안락과 쾌락을 끊게 합니다.

죽음을 기다리지요.

하지만 그 가운데서 평생 동안 저를 괴롭게 한 모든 정욕을 끊습니다.

 

병은 저주가 아니라

모든 욕심과 정욕을 내려놓게 하고, 겸손케 한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을 위로하려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위로하는 사람이 되었고,

염려와 근심으로 사는 이 땅의 많은 사람들에게

하늘의 평안을 심어주었다.

그의 위대함이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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