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코람데오)♠

설명해도 현지인 친구가 이해 못하는 한국문화

비타민님 2016. 6. 6. 18:55

제목처럼 제 친구는 도저히 제가 이야기해준

한국문화를 이해할 수가 없었답니다.

논리로 이해를 못한게 아니라

마음으로 이해할 수 없었던 것 같아요.

도대체 무엇이 그렇게

저와 친구 모두를 답답해서 환~장하게 했는지

궁금하시다면 마우스 스크롤 내려주세요~!

Made in Argentina의 미인들! 

몇년전부터 아르헨티나에 꺼림직한 이슈가 있죠.

바로 Same-sex marriage 혹은 더 쉽게 Gay marriage 라고 하는

동성결혼 법제화 건 입니다.

카토릭이 국교인 나라에 아이러닉한 법이기도 하죠!

 

이 나라 친구들은 여친 얘기를 아주 즐기죠!

어쨌든 예전에 현지 친구와 동성결혼이야기를 하면서

국가가 개인의 결혼을 규제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에 대해

우스게 농담도 섞어가며 토론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제가 한국에는 게이가 아니어도

국가가 법으로 막아서 결혼하지 못했던 사람들이 있었다고

동성동본(同姓同本) 에 대해 알려주었습니다.

 

동성동본불혼법은 1997년에 위헌판결이 나고

2005년에 완전폐지되었다죠.

 

그런데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아차?... 싶었습니다.

결혼 규제까지 가지도 못하고 애초에 동성동본조차

온전히 이해시키기 쉽지 않을 걸 알았기 때문이죠.

같은 성까지야 쉽게 설명할 수 있지만,

같은 本 이란 개념을 어떻게 현지 친구에게

잘 이해하게 설명해주냐는 문제에 봉착했습니다.

 

본관(本貫) 이란, 성씨의 시조(始祖)의 고향을 이르는 말이죠.

쉽게 말해 내가 쓰는 성씨를

가장 먼저 쓴 조상이 태어난 곳을 뜻하는 것인데,

성씨와 본관제도는 중국에서 들어와

신라말부터 우리나라에 정착했다고 합니다.

당연히 현지인이 알아들을리 없죠...?

 

그래도 어찌됐든,

본은 역사에 기록된 내 가장 오래된 조상의 고향이라는 것과

동성동본인 경우 부계의 친밀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결혼을 금지했었다고 초상의 모법답안으로 설명해주었습니다.

그러나 친구의 얼굴은..............

 

궁금증으로 늙어가고 있었습니다....ㅋㅋ

calabacin se pudre por punta…???(호박은 꼭지 부터 썩는다???)

 

이제 동성동본이 무엇인지는 알았지만,

도대체 길게는 몇천년 전에 태어난 시조로부터

부계의 친밀성을 따질 수 있느냐는 의문이 든거죠.

 

실제로 생물학적으로 친밀성이 뚜렷해서 금지한 것이 아니라

성과 본을 엄격하게 따르는 전통적 사상 때문에 생긴 법이야.

게다가 인구가 적고 집성촌이 많았던 예전에는

동성동본끼리 유전적 친밀성이 현대보다 훨씬 높기도 했고.

2005년에 폐지되서 이젠 결혼할 수 있어.

 

2005년이나 되서야 없어졌어??

이건 뭐... 게이결혼은 별 문제도 아니었구나.

 

전통과 풍습이란 원래 그런거야.

현재 실정에 맞지 않는다고 쉽게 바꾸거나 버릴 수 없는 거라고.

너희 문화를 비웃는 건 아니지만,

앞으로 적어도 몇백년은 더 지나야 이해할 수 있을걸...ㅎㅎ

했더니,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말하더군요.

 

그래... 다른 나라들의 역사는 우리와는 비교할 수도 없지.

그런 풍습도 다 나름의 이유가 있을테고.

그런데 역사가 끼니까 다들 엄~청 복잡하게 사는구나.

 

우린 초단순해(Somos simple)! Que tal?(어떻게 생각해?)...ㅋㅋ

Mujer...criatura maravillosa ¡Brindemos por nosotras!

여자란 아름다운 창조물 이지! 우리 축배나 들자!

"¡Viva Argentina, carajo!" Olé - Ole

아르헨티나 만세!앗싸..와..와...

아렇게 화제를 돌림니다.

 

, 이렇게 결국 웃음으로 이 날의 대화는 마무리되었답니다.

친구는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여전히 마음으로는 이상하게 생각했음이 분명하지만요.

그런 감정을 저 역시 여기 살면서 수 없이 느껴봤기 때문에

친구의 반응에 전혀 불쾌하지 않았답니다.

 

이해하는 것과 존중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니까요.

친구는 이해하지는 못했으나,

비난하거나 무시하지 않고 "다른 문화"라고 존중해주었습니다.

현지에서 수 많은 문화충격을 받으며 살아온

나는 그걸로 충분하다고 여겨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