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코람데오)♠
안타깝게도 자녀를 키우는 일이 이런 모범답안처럼 진행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사회적 지위나 경제적 능력, 가족이나 친구 등 여러 면에서
상당한 혜택을 받지 않는 한 완벽하며 모범적인 부모의 역할은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범적인 부모의 이미지를 탐색함으로써
거기서 좋은 부모의 조건을 찾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으나,
그렇게 얻어진 바람직한 부모의 조건이
대다수의 부모들에게도 잘 적용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생긴다.
따라서 여기서는 우리에게 친근한 다수의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모 모습을 그려보고자 한다.
자녀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않은 채 자녀가 하고 싶은 대로 내버려 두는 부모는
누가 보더라도 바람직한 부모의 모습은 아니다.
반면 지나친 자기주장만 내세우면서
권위주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부모 역시 자녀들이 원하는 모습은 아니다.
하버드대학 공중보건센터 연구팀은
부모에게 권하는 자녀양육의 5대 기본원칙을 발표하였다.
그것은 사랑과 결속, 감시와 관찰, 지침규정과
제한범위 설정, 본보기와 상담, 지원과 지지인데,
이를 통해 부모의 역할이 양면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부모들은 자녀를 사회화시킬 의무가 있으므로
때로는 통제나 엄격한 훈련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경우도 있다.
이같은 부모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탈선하는 자녀를 포기하지 않고
부모로서의 역할을 다하고자 노력하는 것이 평범한 부모의 모습이다.
여기서는 이러한 평범한 부모상을 염두에 두고
바람직한 부모의 조건을 살펴보고자 한다.
♥ 사랑을 주는 부모
부모와 자녀사이에 사랑이라는 끈이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자녀가 부모를 동일시하지 못하기에
부모의 가치관이 자녀들에게 스며들기 어렵다.
그러므로 좋은 부모의 기본적 요건은 자녀에게 충분한 애정을 주어야 한다.
그런데 부모의 애정은 두 개의 각기 다른 형태를 가지고 있다.
어머니의 애정은 절대적인 것으로 어머니는 내 자녀라는 이유만으로도
자녀를 사랑할 수 있다. 이것은 자녀가 인생의 낙오자가 되어도
사랑을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따라서, 어머니의 사랑은 맹목적이 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한편 아버지의 사랑은
자녀가 자신의 요구에 부응하는지에 따라서 사랑을 한다.
무조건적으로 주는 어머니의 애정에 비해
아버지의 애정은 조건이 달린 셈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아버지의 사랑은
자녀가 스스로 노력하여 얻지 않으면 안 되는 사랑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자녀에게는 어머니의 애정처럼
자녀를 언제나 자신의 품안에 감싸주는 사랑과 아버지의 사랑처럼
자녀가 자신의 능력을 길러 나가서 어머니의 의존에서 벗어나
사회적으로 자립하도록 도와주는 두 가지의 것이 모두 필요하다
♥ 진정한 권위를 가진 부모
프로야구의 감독은 시합을 이끌어가는 기술 뿐 아니라
야구선수로부터 존경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다.
권위가 없으면 선수가 감독을 우습게보기 때문에
지도의 성과를 높일 수 없다는 것이다.
부모도 가정이라는 울타리 속에서는 야구감독의 입장과 같다.
부모가 훈련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권위를 가져야 한다.
자녀에게 아무런 통제도 가하지 않고
질서나, 책임, 인내를 전혀 요구하지 않는 부모들이 있다.
지나치게 허용적인 부모는 자녀들에게 일시적으로는 기쁨을 줄 지 몰라도
자녀가 진지하게 모방할 수 있는 모델이나
자신의 장래를 결정하기 위해서 의존해야 할 인물은 될 수 없다.
현재 우리 사회의 교내폭력이나 놀이형 비행 등
도덕적으로 해이해진 문제행동은 지나치게 허용적이며
사회적 한계의 훈련을 게을리 한 부모가 많은 것이
하나의 이유라고 생각한다.
부모에게는 권위가 필요하지만 자녀의 뜻을 전혀 무시한 채
부모의 주장만을 강요하면서 언제나 강제적,
징벌적인 수단을 사용하는 권위주의적 부모가 되어서는 안 된다.
권위주의적 부모 밑에서 자라난 자녀는
스스로 무엇인가를 해 본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주체성이나, 책임감, 자주성 등을 몸에 익히기 어렵다.
진정한 권위를 가진 부모는 실력과 자신감을 지닌 부모이다.
이러한 부모는 자녀와 상호작용할 때
자녀가 지나치게 유연해지면 단호하게 통제를 하지만,
불필요한 속박은 하지 않는다.
어른의 특별한 권리를 인정하지만 자녀의 주장도 경청한다.
야단치는 것보다는
오히려 자녀들이 노력할 목표를 알려주어 수행해 나가도록 이끈다.
진정한 권위를 가진 부모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수선스럽게 행동하지 않고 합리적인 훈련을 한다.
♥ 자녀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부모
권위는 있지만 자녀와 동떨어져
높은 위치에 홀로 앉아서 자녀와 상호작용하지 않는 부모는 곤란하다.
자녀가 높은 곳에 앉아 있는 부모에게
적극적으로 접근해 오는 것은 기대할 수 없다.
그러한 부모 자녀관계에서는 자녀가 아무 것도 배울 수 없다.
부모와 자녀사이에 연결통로가 없으면
자녀의 욕구는 부모에게 전달되지 않으며,
부모들이 자녀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이나 희망도 전해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부모자녀간의 연결통로가 필요한데,
그것을 만들기 위해 부모 쪽에서 먼저 자녀에게 다가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한 연결통로로 자녀의 소망이나 생각을 받아들여서
부모의 대답이나 요구를 전달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이같은 부모자녀 간의 대화가 반복되고 축적되면
자녀는 스스로 그 가운데에서 무언가를 배울 수 있게 될 것이다.
♥ 자녀를 지켜봐 주는 부모
자녀를 자주적이며 주체적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자녀자신의 생각이나 주장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
일상적인 돌봄이나 생활습관을 훈육해야 하는 부모로서는
좀처럼 어려운 일일지 모른다.
어떤 발달심리학자는 9세-11세의 성취동기가 높은 아동에게
부모와 함께 몇 개의 과제를 수행하도록 하였다.
이들 부모는 가능한 한 과제를 자녀 혼자서 해결하게 하였다.
부모가 자녀를 이끌려 하지 않고
자녀 스스로가 문제를 풀도록 한 걸음 뒤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이들처럼 부모는 때로는 따뜻한 미소를,
때로는 진지한 시선을 자녀의 등에 쏟을 필요가 있다.
부모의 시선을 등 뒤에서 느끼는 자녀는
자신감을 가지고 사회가 요구하는 다양한 과제를 풀어갈 것이다.
지금까지 바람직한 부모모습을 살펴보았지만
현대사회처럼 복잡하고 다양한 사회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면 부모로서의
정체감(identity is the conception, qualities, beliefs, and expressions
that make a person)을 확립할 수 있는가가 ....
바람직한 부모가 되는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