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코람데오)♠

사랑이야기... -작가 미상

비타민님 2016. 7. 23. 21:02

1. 여자가 있었습니다.

 

어느모로 보나 남부러울데가 없을 같은 여자는

컴플렉스가 있었는데 그건 눈썹이 없다는 겁니다

정말 하나두요.

항상 짙은 화장으로 눈썹을 그리고 다녔지만 마음은 편치않았겠죠.

그러던 여자에게도 사랑하는 남자가 생겼습니다. 정말로 사랑했어요.

남자도 여자에게 다정하고 따스하게 대해 주었고 둘은 결혼을 했습니다.

그러나 여자는 그놈의 눈썹때문에 항상 불안했겠지요.

일년이지나고 이년이 지나도 여자는 자기만의 비밀을 지키면서

행여나 들키면 어쩌나...

그래서 자기를 싫어하게되면 어쩌나...

따뜻하기만 남편의 눈길이 

경멸의 눈초리로 바뀌는건 정말 상상조차   없었습니다.

그렇게 삼년이란 세월이 무사히 지나갔습니다.


그러다가.....이들 부부에게 예상치 않던 불행이 닥쳐왔습니다.

상승일로를 달리던 남편의 사업이 일순간 망하게된거지요.

둘은 길거리고 내몰리고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해야했습니다.

먼저 시작한것이 연탄배달이었습니다.

남편은 앞에서 끌고 여자는 뒤에서 밀며 열심히 연탄을 배달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던 오후였습니다.

언덕에서 불어온 바람때문에 리어카의 연탄재가 날라와 

여자의 얼굴은 온통 검뎅 투성이가 되었습니다.

눈물이 나고 답답했지만 여자는 닦아낼 없었습니다.

혹시나 자기의 비밀이 들켜버릴까봐요.


남편이 걸음을 멈추고 아내에게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수건을 꺼내어 얼굴을 닦아주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은...... 아내의 눈썹부분만은 건드리지 않고 

얼굴의 다른부분을 모두 닦아내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눈물까지 닦아준 다정하게 웃으며 

남편은 다시 수레를 끌기 시작했습니다.

  

2. 소녀가 있었습니다.

 

말도 별로 없고 수줍음도 많이 타고 

혼자있는 즐겨하는....그런 긴머리 소녀였죠.

그러던 소녀에게 첫사랑이 다가왔습니다. 누구냐구요?

소녀가 자주 들리는 서점 바로 옆에 레코드집이 새로 생겼거든요.

얼핏 집의 점원은 소녀가 상상하던 백마탄 왕자님이였구요.

부드럽고 상냥한 미소가 소녀를 사로 잡고 말았습니다.


소녀는 거의 매일 그집에 들러서 레코드를 하나씩 사면서  오빠와 만났지요.

정말 하루도 안빼먹구요.

하지만 오빠는 소녀에게 그렇듯이 다른 모든 손님에게도 친절하고 상냥했어요

소녀가 보기에 오빠는 너무나 왕자님이었습니다

그렇게 매일매일 찾아가는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그왕자님은 아마도 비웃고 있을거라 생각하고 슬퍼했지요.


소녀는 점점 아파오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레코드집에 다시는 안갔어요.

아니, 못갔어요.

마음의 슬픔이 병이 되어 소녀는 그만 죽고만거지요.


소녀의 유품을 정리하던 엄마는 

소녀의 한구석에 잔뜩 쌓여있는 레코드판들을 발견했습니다

포장이 하나도 뜯기지 않은 채로 차곡차곡 쌓여있는 판들...

사실 소녀에겐 음악들을 들을 있는 플레이어가 없었거든요.


포장을 뜯어보니 ? 속엔 편지들이 들어 있었습니다.

그렇게 많은 판들속에 모두 다 한장씩의 편지가 들어있었던 거예요.

매일매일 자신을 찾아오는 

아름다운 소녀에 대한 사모의 마음이 잔뜩 들어있는

왕자님의 러브레터였죠......

왕자님은 소녀가 음악을 들으면서 

자신의 편지를 읽어줄거라 굳게 믿고 있었던 겁니다.

 

3. 여자가 있었습니다.

 

물론 멋진 남자도 있겠지요?

장소는 어느 유명 의류회사의 디자인실.

여자와 남자는 둘다 디자이너이고 같이 일을 하면서 

부쩍 친해진 회사동료이자 마음이 맞는 친구입니다.

그런데 여자마음에 자꾸만 딴생각이 드는거예요.

그러니까 남자를 좋아하게 된거죠.

친구가 아닌 남자로서 말이에요.


하지만 이상하게도 앞에서면 항상 맘에 없는 말만 하게되고

괜히 남자 얘기만 늘어놓고 진심이 나오질 않습니다.

그런데 남자도 마찬가지였어요

여자를 사랑하고픈 마음이 점점 깊어갈수록

관심없는 척하게 되고 자기맘이 먼저 들킬까봐 조마조마하기만 했죠.

아마도 지독한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있거나 

자존심이 무척 강한 남녀였나봐요.

어쨌든 이들은 항상 친구와 연인의 경계선에서 

뜨뜻미지근한 줄다리기만을 일삼으며 

결정적인 Quantum Jump 성공시키지 못했어요.


그러다 여자에게 맞선볼 기회가 생겼어요

여자는 마지막으로 남자의 마음을  결심을 하며 

남자에게 이사실을 알렸습니다

남자는 하늘이 무너지는것 같았지만 

자신의 마음과는 정반대의 말을 해대는 거였습니다.


, 축하한다. 너두 이제 시집가겠구나...

이따위 말을 늘어놓다가

웨딩드레스는 자기가 만들어주겠다며 선심까지 썼습니다.

여자는 잔뜩 실망하고...... 하지만 남자의 마음을 확인했으니까 

일면 홀가분한 심정으로 맞선을 봤습니다.

상대는 무척 괜찮은 사람이었고 둘은 결혼을 약속 했습니다.

결혼식 전날 남자가 만들어준 웨딩드레스를 입어본 여자는

조금 이상한걸 느꼈습니다.

길이가 10센티미터정도 짧은거에요.

이럴수가... 하지만

그래도 그사람이 만들어준 옷인데... 

여자는 볼품없는 드레스를 입고 식장에 나갔고 

결혼식은 무사히 치뤘습니다

결혼생활도 행복하게 했구요.

그렇게 20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이윽고 여자의 딸이 결혼할 나이가 되었습니다.

딸의 결혼식 전날... 

여자는 고이 간직해 두었던 자신의 웨딩드레스를 꺼내왔습니다

딸에게 물려주려구요.

그러나 딸은 여자보다도 훨신 키가 커서 드레스는 너무 짧았습니다.

수없이 단을 내기로 했지요.


드레스의 단을 푼순간...... 

속에서 누렇게 변한 편지 한장이 발견되었습니다.

사랑한다... 너를 놓칠 없다...

지금이라도 내게 와달라...  

남자의 처음이자 마지막의 강한 절규가 들어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