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강한 신랑
어느 곳에 주님을 열심히 섬기며 살아가는 수도사가 있었다.
선하고 신앙이 깊은 사람인지라 하나님도 그를 깊고 아끼고 있었다.
어느 날, 그 수도사가 강변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독수리 한 마리가 날아오더니
억센 발톱 사이에서 쥐 한 마리를 떨어뜨리는 것이었다.
상처를 입은 채 벌벌 떨고 있는 그 쥐가 가엾게 생각되어
수도사는 외투자락으로 감싸주었다.
그리고 집에 데려가 치료를 해주고 싶었으나
집안 식구들이 더럽다고 반대할 것 같아
여자아이로 변하게 해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다.
하나님은 신앙이 깊은 그의 기도를 들어주셔서
그 쥐를 예쁜 소녀로 변신시켜 주었다.
수도사는 그 소녀를 집으로 데리고 가서는 마치 친딸처럼 예쁘게 키웠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그 소녀가 열두 살이 되었다.
"너도 이젠 나이가 찼으니 시집을 가야지?
너는 어떤 사람을 남편으로 삼고 싶으냐?"
"저는 세상에서 가장 강한 자에게 시집을 가고 싶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자라....
내 생각엔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이 태양인 것 같다.
우리, 태양에게 결혼을 부탁해 보는 것이 어떠하겠느냐?"
수도사는 몸을 청결히 하고 태양에게 호소했다.
"태양이시여, 만물을 자라게 하는 강한 자여!
당신에게 부탁이 있습니다.
저의 딸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자에게 시집을 가고 싶어하기에 ,
제가 그 뜻을 전하려 합니다."
수도사의 호소를 듣고 태양이 응답하였다.
"주님께서도 그대의 기도에 기꺼이 응답을 하시는데
내가 어찌 그대를 빈손으로 돌아가게 하겠는가.
내가 진실을 말하겠노라. 나는 그렇게 강한 자가 못되네.
나보다 강한 자가 있다네."
"그분은 누구십니까?"
"구름의 대왕이지. 그가 구름을 피우기 시작하면
나는 그 속에 갇히게 되고 이 세상은 암흑에 되어 버린다네."
수도사는 태양이 가르쳐준 대로
구름이 생성되어 퍼지는 곳으로 가서는 구름의 대왕을 불렀다.
수도사의 이야기를 들은 구름 대왕은 대답했다.
"그대의 이야기를 잘 들었노라. 물론 나도 강하긴 하지. 하지만
나보다 강한 자가 있어 나도 그에게는 꼼짝 못한다네."
"그 분이 누구십니까?"
"바람이네.
바람은 나를 이 끝에서 저 끝으로 날려보내기를 식은 죽먹기처럼 하네.
바람에게만은 맥을 못 추겠거든."
수도사는 바람을 찾아가서 구름의 대왕이 했던 똑같은 말을 했다.
"물론 나는 강한 힘을 가졌지. 하지만 나도 어쩔 수 없는 강한 상대가 있네.
그대는 그자에게 가서 부탁해 봄이 어떤가?"
"그가 누구입니까?"
"산이네. 내가 아무리 강한 바람을 보내도
산이 가로막으면 난 힘을 못 쓰거든."
수도사는 산에게로 가서 또 딸의 이야기를 했다.
"물론, 내가 강한 것은 사실이네.
하지만 나에게도 두 손을 들게 하는 상대가 있으니
그자를 가르쳐 주겠네.
바로 쥐일세. 쥐는 내 배 가운데에 구멍을 뚫는 놈이네."
수도사는 쥐를 찾아갔다.
"당신에게 내 딸을 시집보내고 싶은데 어떻게 하겠소?"
"거대한 산을 구멍을 뚫을 수 있는 자는
우리 쥐들밖에 없긴 할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쥐이기 때문에 땅속에 살아야 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인간과 결혼할 수 있겠습니까?"
수도사는 다시 딸에게 돌아갔다.
"내가 여태 돌아다녀 보았지만 결국 쥐가 제일 강하다는 결론이 났다.
쥐에게 시집가겠니?
네가 그러길 원한다면 주님께 부탁드려서
원래의 네 모습인 쥐가 되도록 하겠다."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소녀는 다시 쥐가 되었다.
수도사는 소녀 쥐를 쥐구멍으로 데리고 가서 결혼식을 올려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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