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대철학자 칸트는
팔십 평생을 오로지 연구에만 바친 것으로
유명하다.
결혼도 하지 않고
독신으로 살며 여행도 하지
않고
사람도 사귀지 않고
오로지 서재와 대학 사이를 오가며 검소하게
지냈다.
그는 특히 시간에 대하서는 과학자처럼 엄격했다.
기상은 다섯시,
취침은 열 시로 정해 놓고
그에 맞춰 생활하며 매일 일 분 일 초도 늦지
않았다.
5시 직전에 충실한 하인 란페가 그를
깨운다.
"시간이 됐습니다."
전날 밤 부득이한 일로 밤을 새우다시피
했더라도,
그는 깨우는 소리를 듣자마자 벌떡 일어났다.
칸트는 그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란페
자네와 삼십 년이나 함께 지냈지만,
한 번 불러서
나를 깨우지 못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을 게야."
실제로 그랬다.
또 언제나 오후 세시에는 반드시 산책을
나갔고
그 시간도 일 분도 틀리지 않았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툭하면 가다 서다 하는 거리의 시계탑을 믿지
않고
그가 지나가는 모습을 보고 시간을 맞추었다.
바쁜 요직에 있는 사람들 중에는 마치 그것이
관록이기라도 되는 양
멋대로 시간을 무시하는 사람이 가끔 있다.
물론 이것은 당치도 않은 착각이다.
오히려 그 반대가 되어야 한다.
바쁘면 바쁠수록 사소한 기간도 낭비할 수 없기
때문에
정해진 시간을 엄격히 지켜야 한다.
요즈음 사람들 중에도 시간 관념이 지극히 약한
사람이 적지 않은 데.
그 자체가 일과 인생에 대해 진지한 자세를
갖추지 못한 증거라고
단언해도
좋다.
세상을 원만하게 살아가는 데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칸트의 위대성은 엄격한 시간표를 만들어
그것을 일 분 일 초도 어기지 않고 지켜 온
정확성에
크게 힘입었다는 것을 조용히 생각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