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코람데오)♠

소크라테스의 변명 (맛보기 글)

비타민님 2016. 1. 8. 03:58

당시 스팔타의 무력에 점령당한 아테네시를 자유케 하는 공을 세운

소크라테스중상 모리배 상인들의 모함을 받아 매수된 배심원들의 판결로

사형,추방,벌금형의 선택적인 판결을 받게 된다.

아테네 시민의 긍지를 지닌 그는 추방은 거절하고

돈이 없는 철학자인 그는 결국 독극물 사형을 택하게 된다.

 

얼마 전에 한국 뉴스에서 노총 위원장이 정당한 법 판결?에 의해

형부소에 가고 범법자가 되고 법의 추적을 당하는 일도 보고 있다.

이 사람이 절에 은신한 혐의로 절을 수색해서 인상 쓰는 승려들이

항의하는 사진도 보는데 이 스님들은 인상이 조폭 사촌들 같다는 생각이다.

절을 수색한 충성스런 개 같은 경찰이나 수도에 전념해야할 승려들이나.

다 같은 부류의 소크라테스 시절의 아테네 법정의 장사꾼 같다는 생각이다.

필자가 사는 나라의 노동 운동 위원장의 행태와 사회 소요 사건과 비교하면

전과자인 한국 노총 위원장은 천사이거나 어린 양인 셈이다..

 

소크라테스의 사후에 그의 제자인 플라톤에 의해 쓰여진

소크라테스의 변명은 크게 설득과 진실, 고발에 대한 항변, 소크라테스의 삶,

소크라테스가  동정에 호소하지 않는 이유로 되어 있다.

 

"아테네인 여러분,

나를 고발한 사람들로 인해 여러분이 무슨 일을 겪었는지 난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어쨌든 나는 그들로 인해

나 스스로도 나 자신이 누구인지 잊어버릴 지경이었습니다.

그 정도로 그들은 설득력 있게 말하고 있었던 거죠.

하지만 진실에 관한 한 그들이 사실상 아무것도 말한 게 없다 할 수 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법정 사람이 아닌,

아테네 민중 모두에게 말을 거는 형식으로 서두를 시작한다.

이 서두는 소크라테스의 변론이 단순히 재판정에 모인 사람들에게

항변하거나 구차하게 목숨을 빌기 위한 것이 아니었음을 시사한다.

 

짧은 문장 안에 소크라테스는 삶과 철학만이 아니라, 진실이 아닌  설득,

즉 거짓으로 포장된 설득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판단을 흐리게 만드는지 깨닫게 한다.

현대에서도 소크라테스가 직면했던 것과 똑같은 이유로

명예훼손죄로 고발을 당해 법정에 서기도 한다.

때때로 무죄가 확실함에도 정치적 이유, 지배 세력을 거슬렀다는 이유로

억울하게 감옥살이를 하기도 하고

심지어 예수나 소크라테스처럼 사형을 당하기도 했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삶과 철학이 옳고 좋은 것이며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는 확신이 있었다.

그는 철학적 지식을 이용해 당시 사교육에 열을 올리던 소피스트들처럼

많은 돈을 요구하는 돈벌이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았고,

개인의 영화를 추구하지도 않고 가난한 삶을 살았음을 강변한다.

 

그는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충실했으며 내면의 소리에 따라 살면서도

신을 인정하고 공경했다고 말한다.

다만 보통 사람들과 같은 방식으로 살지 않았다는 이유로

신에 대한 불경죄와 젊은이를 타락시킨 죄로 고소를 당했다고 말이다.

 

"아테네인 여러분 참으로 받아 마땅한 것에 따라 형량을 제안해야만 한다면 말입니다.

그것도 나에게 어울릴 만한 그런 유의 좋은 것이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가난한 사람이요, 유공자이며

여러분에게 권고하는 일을 하기 위해 여유를 누릴 필요가 있는 사람인 나에게

무엇이 어울릴까요?

이런 사람한테는 아테네인 여러분,

시 중앙 청사에서 식사 대접을 맏는 일보다 더 어울리는 일이란 없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지식을 팔아 부를 누리지도 않았고,

잘못을 저지르지도 않았으며 전쟁에서 공을 세운 유공자니

자신이 받을 것은 형량 구형이 아니라

시 중앙 청사에서 영예롭게 식사 대접을 받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 얼마나 자기 삶에 당당한 태도인가.

그는 사형을 구형하고 벌금이나 추방을 택하길 바랐던

아테네 법정에 구차하게 목숨을 구걸하지 않은 채 당당하게 죽음을 받아들인다.

자신이 살아 온 삶의 정당성을 끝까지 지켜내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 대목에서 끝까지 전향하지 않고 자신들의 이념과 신념을 지킨

비전향 장기수와 무죄를 확신하지만 시대가 자신을 감옥에 보낸다면

대법원에 상고하지 않고 감옥에 갈 것이라던 무고한 사람들이 겹쳐진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소크라테스의 변명대로 비루한 삶과 당당한 죽음 중

어느 쪽이 더 좋은 일을  향해 가고 있는지는 전능자만이 알겠지만 말이다.

 

"아니, 벌써 떠날 시간이 되었군요.

나는 죽으러, 여러분은 살러 갈 시간이.

우리 중 어느 쪽이 더 좋은 일을 향해 가고 있는지는

전능자 말고는 그 누구에게도 분명치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