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코람데오)♠

잘 살길 바랄 뿐이다..

비타민님 2017. 6. 1. 04:24

일생 동안 허영을 위해서 살거나, 장래의 일을 망각하거나

달콤한 과일 속에는 독이 들어 있다는 진리를 잊고 그것을 먹기도 하는 것이다. 탈무드


60년 전에 고등학교 시절에 작고한 김동리 여사의 "김 약국의 딸들"이란 소설을 읽었다.

장편 사실주의 성격을 띈 소설인데 운명적인 인과에 기인한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줄거리

통영은 다도해 부근에 있는 조촐한 어항이다.

부산과 여수 사이를 내왕하는 항로의 중간 지점으로서

고장의 젊은이들은 조선의 '나폴리' 한다. 그런만큼 바다빛은 맑고 푸르다.

남해안 일대에 있어서

남해도와 쌍벽인 거제도가 앞을 가로막고 있었기 때문에

현해탄의 거센 파도가 우회하므로

항만은 잔잔하고 사철은 온난하여 매우 살기 좋은 곳이다.

1864, 고종이 왕위에 오름으로써 그의 아버지 대원군이 집권하였다.

그러나 병인양요, 신미양요를 겪고 극도에 달한 경제적 파탄으로

드디어 민비에게 대원군은 패권을 빼앗겼다.

소설의 역사적 배경은

1864 고종이 등극하면서부터 1930년대까지는 우리나라의 암흑기이다.

 

선비의 성품을 지닌 김봉제는 약국의 주인으로 부유층에 속하는 인물이다.

이에 반해, 그의 동생 봉룡은 충동적이고 격정적 성격을 지닌 인물이다.

봉룡은 아내 숙정이 출가 그녀를 사모했던 송욱이 찾아오자

극단적으로 시기하여 그를 죽이고 만다.

숙정은 간부를 두었다는 의심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살을 하고 만다.

사태로 숙정의 집안 식구의 보복을 피해 봉룡은 탈가하여 자취를 감춘다.

 

봉제에게 맡겨진 봉룡의 유일한 혈육인 성수는

봉제의 아내인 송씨의 손에 의해 자라나게 되지만,

죽은 동서에게 항상 열등감을 지녔던 송씨는

화살을 성수에게 돌려 심리적으로 괴롭힌다.

 

사냥터에서 독사에 물려 사망한 봉제 영감의 뒤를 이어

성수는 약국의 주인이 된다.

성수는 다섯을 두지만

전혀 지식이 없는 어장 사업에 손을 댐으로써 가산이 조금씩 기울게 된다.

그의 아내 한실댁은

자손 귀한 집에 와서 아들 못낳은 것을 철천지한으로 삼고 있었다.

남편 보기 부끄럽고 보기가 부끄러웠다.

그는 작은 댁이라도 얻어서 자손을 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은근히 영감에게 비춰 봤으나 약국은 가타부타 말이 없었다.

 

그러나 한실 댁은 많은 딸들을 하늘같이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딸을 기를

큰딸 용숙은 샘이 많고 만사가 칠칠하여 대갓집 맏며느리가 거라고 했다.

둘째 용빈은 영민하고 훤칠하여 아들 자식과 바꿀까 보냐 싶었다.

셋째 용란은 옷고름 한짝 달아 입지 못하는 말괄량이이지만

달나라 항아같이 어여쁘니 으레 남들이 시중들 것이요,

남편 사랑을 독차지하리라 생각하였다.

넷째딸 용옥은 중에서 제일 인물이 떨어지지만 손끝이 야물고

말이 적고 심정이 고와서

없는 살림이라도 알뜰하게 꾸려 나갈 것이니 걱정 없다고 했다.

막내둥이 용혜는 어리광꾼이요, 엄마 옆이 아니면 잠을 잔다.

그러나 연한 배같이 상냥하고 귀염성스러워

어느 막내며느리가 되어 호강을 거라는 것이다.

 

그런데 용숙이 과부가 됨으로써 한실 댁의 꿈은 부서지기 시작했다.

장녀 용숙은 일찍이 과부가 되었는데,

아들 동훈을 치료하던 의사와 불륜을 맺어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는다.

둘째 용빈은 교육을 받아 똑똑하여 교원이 되나

애인 홍섭으로부터 배신을 당하게 된다.

셋째 용란은 관능적 미모를 갖추었으나 지적인 헤아림이 부족해

머슴과 놀아나는 바람에 지탄을 받고,

넷째 용옥은 애정이 없는 남편 기두와 별거하다가

뱃길에서 죽음을 맞게 된다.

 

용란도 다시 나타난 머슴의 아들 한돌과 함께 있다가

남편인 연학에게 발견되어

한돌과 어머니 한실댁이 연학에 의해 살해당하는 비극적 결과를 맞는다.

충격으로 용란은 정신 착란자가 된다.

 

계속되는 집안의 몰락을 지켜보면서도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김약국(성수) 위암으로 죽는다.

결국, 용빈과 막내 딸 용혜가 통영을 떠나면서 작품은 끝난다.

 

 인물의 성격

 

약국(김성수) 어머니(숙정) 자살과

큰어머니 송씨의 학대가 가져온 정신적 충격으로

현실에 대한 집착도 저항도 하지 않는 정적인 인물임.

 

한실댁 김약국의

 

용숙 첫째 . 일찍 과부가 되나 개성이 강하다.

 

용빈 둘째 . 의지가 굳고 사려가 깊은 지적인 여성

 

용란 셋째 . 관능의 여인

 

용옥 넷째 . 남편과 별거

 

용혜 막내딸. 용빈과 함께 통영을 떠남.

 

작품은 경남 통영의 바닷가를 배경으로,

집안의 몰락이 지닌 비극성을 사실적으로 조명한 역작이다.

약국의 어머니가 비상을 먹고 자살하는 대목에서 비롯되는 비극의 씨앗은,

결국 약국의 딸들이 하나하나 몰락하면서 막을 내리게 된다.

작품 전체가 논리적 인과율에서는 이해가 되는

 '운명의 ' 의해 지배당하고 있기는 하나

작품은 그것에 의해 오히려 살아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