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중에 교회나 목사의 흉을 보거나 욕을 하는 것에
'역사적 사명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처럼 생각하는 이가 있다.
하여간에 기회가 생기기만 하면 교회와 목사 욕을 하는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비뚤어지고 뒤틀린 사람은 전혀 아니다.
오히려 대단히 바르게 살려고 노력하는 대쪽 같은 사람이다.
그런 까닭에 가만히 그가 하는 말을 들어 보면 마귀 소리가 아니고 틀린 말이 별로 없다.
그런데 "목사가, 교회가 이래서 되겠어?" 등등 이 사람이 하는 말을 듣다 보면
교회에 대한 아주 크고 중대한 오해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나 그것은 내 친구만 오해하는 것이 아니고
교회를 다니는 교인들, 심지어는 목사들도 오해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오해하는 것일까?
한국에서는 교회에 나가지 않던 사람도 이민을 오게 되면
보통 교회에 나가는 것이 정상적 현상이다.
이민 사회에서 왜 많은 사람이 교회를 나갈까?
사람들이 교회를 나가는 이유는 종교적인 것도 있겠지만,
한국 사람은 비록 지지고 볶고 싸움을 하더라도
한데 모여서 살아야 하는 생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한국인의 기질로 볼 때
당연히 이민 교회라는 것은 신앙적인 요소만으로 구성될 수는 없는 법이다.
한 마디로
이민 교회는 친목회나 향우회, 클럽 같은 성격도 포함되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교민이 모여 사는 곳에서는 어디나 소수의 '시장바닥 같은 교회'와
다수의 '구멍가게 같은 교회'가 있다.
"신성한 교회를 장사에 비교하다니!" 하고 역정을 낼 분들이 있겠다.
하지만 교회를 '작은 교회'와 '큰 교회'로 나누지 않고
구태여 '시장 바닥 같은 교회'와 '구멍가게 같은 교회'로 나누는 이유는
이민 사회와 교회의 관계는 그 속성이 시장과 비슷한 면이 있기 때문이다.
장사는 제한된 상권 안에서 경쟁 관계일 수밖에 없다면
이민 사회의 교회도 똑같은 입장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소비자가 제한된 같은 사업권에서 장사하는 사람끼리 모두가 다 잘될 수는 없다.
이렇듯이 숫자가 제한된 교민을 대상으로 하는 교회도 모두가 잘될 수는 없는 일이다.
시장의 생리란 장사꾼들이 한 푼의 이익을 놓고 아귀다툼을 벌이는 곳이다.
이런 상업적인 논리를 그대로 적용한다면
교회는 좋게 말해서 사람이라는 상품(?)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곳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이든지 양을 추구하다 보면 효율 극대화의 논리를 가지게 된다.
다시 말해서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지 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가끔 교회 안에서 머리가 터지게 싸움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
교회 밖의 사람들이 볼 때는 '저 사람들 저렇게 싸우려면
차라리 교회에 나가지 말지'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말씀은 교회에서 싸우는 재미를 전혀 모르시는 말씀 되겠다.
그러면 '교회에서 싸우는 재미'란 무엇이냐?
한 마디로 '내가 절~대~로 옳다!'는 느낌을 들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이런 느낌 다른 곳에서는 절대로 느낄 수가 없다. 왜냐?
대게의 인간들은 내가 절대로 옳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으니까.
인간들이 모이는 곳이면 싸움이 일어나고
그럴 때는 적절한 상식을 가지고 타협과 절충을 함으로써 해결을 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교회 안에서는 피차간에 '하나님이 내 편'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그야말로 장기판의' 일수불퇴'의 원칙이 철저히 지켜진다.
다른 면에서 보면 사람들끼리만 있으면 해결이 될 것을
하나님이 끼어 있어 해결이 어려운 꼴이다.
'하나님' 대신 '상식'이 필요한데 '상식' 대신 '하나님'을 가지고 싸우는 꼴이다.
그래서 대게의 경우 교회 안에서의 싸움은 피차간에 하나님만 주장하고 싸우다가
상식적으로도 맞지 않고 가장 치사한 인간적인 방법으로 끝나는 것이 정해진 공식인 것이다.
여기까지는 국내, 국외를 막론하고 한국인들에게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이 되겠다.
여기에 이민 교회는 또 하나의 개성(?)이 허락된다.
이민 교회는 성격상으로 볼 때 아무리 교회 내부에서 발생하는 문제라고 하더라도
신앙적인 면에서만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흔히
'교회에 대하여 실망했다'거나 교회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이민 교회가 신앙적 집단일 수만은 없다는 사실을
간과(요즘 말로 '개'무시하고)하고 입을 벌리는 경우가 많다.
또한 이 점은 현실적으로 교회를 이끌어 가야 하는 목회자나 장로와 같은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이야기일 것이다.
공연히 목에 힘주고 '교회 일은 오직 믿음으로 해야···' 하고만 있으면
완전히 공자님 방귀 뀌는 소리가 될 수밖에 없다.
본질적으로 이민 교회가 신앙적 집단일 수만은 없다는 것을 잊고서
이민 교회에서 신앙적인 것만을 기대하거나 요구하는 것은
완전히 달나라 이야기인 것이다.
글 첫머리에서 언급했던 내 친구도 바로 이런 현실을 모르기 때문에
불쌍하게 입만 열면 교회 욕을 하는 재미로 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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